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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사직 예수' 우완 애런 윌커슨(35)이 미국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윌커슨이 지난해 롯데와 재계약한 금액은 총액 95만 달러(약 13억원)였다. 몸값이 100만 달러(약 14억원)도 넘지 않는 선수가 리그 에이스급 책임감을 마운드에서 보여줬으니 재계약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롯데는 냉정하게 움직였다. 좌완 찰리 반즈와 총액 150만 달러(약 21억원)에 재계약하면서 새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총액 95만 달러에 영입했다. 반즈는 지난해 부상 여파로 25경기 9승6패, 150⅔이닝, 171탈삼진, 평균자책점 3.35에 그쳤으나 건강했을 때 퍼포먼스를 고려하면 윌커슨보다 낫다고 판단했다. 또 반즈는 1995년생, 데이비슨은 1996년생으로 윌커슨보다 6~7살이 어리다. 윌커슨은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롯데를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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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했어도 윌커슨은 야구선수로서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업적을 이뤘다. 2022년에는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와 계약하며 해외리그에 처음 도전했고, 2023년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오클랜드에서 방출되면서 롯데에 대체 외국인선수로 시즌 도중 합류할 수 있었다. 윌커슨은 2023년 시즌 13경기에서 7승2패, 79⅔이닝, 81탈삼진, 평균자책점 2.26으로 맹활약하며 지난해 재계약에 성공했으나 올해는 좋은 성적을 내고도 짐을 싸야 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롯데는 데이비슨을 새로 영입하고, 반즈와 재계약하면서 새 시즌 외국인 투수 2명을 확정했다. 그러면서 윌커슨이 롯데로 돌아갈 수 없는 게 분명해졌다. KBO 구단은 외국인 투수를 2명으로 제한하고, 한국인이 아닌 선수는 3명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고 윌커슨이 한국에 잔류하지 못한 배경을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나이 30대 후반이 된 윌커슨이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성공기를 쓰기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윌커슨은 냉동창고 알바 성공 신화를 썼던 것처럼 다시 한번 기적을 노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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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