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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KBO(한국야구위원회)는 11월에 일본 도쿄돔에서 개최되는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한국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 42명을 발표했다. 출전 선수가 24세 이하(2017 대회 기준 1993년 1월 1일 이후 출생) 또는 프로 입단 3년차 이하의 선수로 제한되는 이 대회에는 자신의 성장을 일본에서 보여주고 싶은 좌타자들이 있다.
한화 유격수 하주석은 대회 개최가 결정된 직후부터 강한 출전 의사를 보였다. "고교 시절 대표선수로서 출전한 아시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2011년 일본에서 개최)가 생각났다. 그 때 일본팀 유격수였던 다카하시 슈헤이(현 주니치 드래곤즈)와는 아직도 친하고 스프링캠프에서 만날 때 마다 대화를 나눈다. 같은 좌타자 유격수이고 타격 스타일도 닮았다. 대표팀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지만 기대대로 풀리지 않았다. 다카하시는 5년간의 프로생활에서 부상도 있었고,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통산 311경기에서 22홈런, 타율 2할3푼을 기록했다. 만년 기대주로서 프로 6년째가 된 다카하시에 주니치 구단은 마지막 1군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기사회생을 도모하고 있는 다카하시에게 대표 선수로 뛸 가능성이 높은 하주석의 존재는 강한 자극이 될 것이다.
이번 24세 이하 선수들은 3년전인 2014년에 대만에서 열린 야구 월드컵(21세 이하) 대표선수들과 세대가 겹친다. 이 대회에서 한국대표로 타율 4할4푼8리(대회 5위), 도루 6개(1위)를 기록하고 팀을 견인한 선수가 구자욱(삼성)이다.
구자욱은 지난 3월에 열린 제4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대표선수가 되는 것을 원했지만 기회를 못 잡았다. 반면 2014년 야구월드컵에서 구자욱보다 높은 타율을 기록해 수위타자가 된 일본 선수는 지난 3월 WBC 대표선수가 됐다. 히로시마 카프 외야수 스즈키 세이야다. 스즈키는 올 시즌 부상으로 이탈할 때까지 4번 타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구자욱도 2014년 대회 이후 2년 연속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하는 등 팀의 주전으로서 스즈키보다 좋은 성적을 남기고 있다. 이번 대회는 구자욱에게 있어 WBC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진면목을 선사할 기회가 된다.
한편 이번 한국 대표중 일본쪽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는 선수가 있다.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다. 과거 24명의 한국인 선수가 일본 프로야구에 소속됐지만 그 중에서 일본의 야구인이나 팬들에게서 아직도 같한 애정을 받고 있는 인물이 몇 명 있다. 그중의 한 명이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 대표팀 코치다. 그가 주니치 소속이던 1998년 일본에서 태어난 아들이 프로 선수가 되고 현재 대표선수에 뽑힐 정도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종범 코치를 아는 일본사람들에게 있어 놀라운 일이다.
그런 일본 야구인들에게 "아들도 발이 빠르다"고 하면 납득하는 표정을 보이지만 "하지만 좌타자다"라고 알려주면 깜짝 놀란 얼굴을 보인다. 그들에게 있어서 이정후는 '꼭 보고 싶은' 대상이다.
신예들로 대표팀을 꾸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앞서 소개한 3명의 선수는 최종 엔트리 25명에 남을 수 있을까. 최종 엔트리는 10월 31일에 결정된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