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뛰고 있는 김무영(28)이 3개월 만에 1군 무대에 돌아 왔다.
"(2군에서 머문) 기간이 길어진 게 아쉬워요. 팀 내에서 저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 질 수도 있잖아요." 25일 세이부와의 원정경기 때 만난 김무영은 차분한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시즌 초부터 중간 계투로 호투를 했던 김무영이다. 하지만 5월 14일 히로시마전에서 2이닝 동안 3안타에 4사구 3개를 내주고 2실점한 후 바로 2군에 내려갔다. 당시 그는 17경기에 출전해 1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8월 21일 오릭스를 상대로 1군 복귀전을 치렀다. 9회초 소프트뱅크가 0-2로 뒤지고 있는 상황. 오릭스의 공격은 4번 이대호부터 시작됐고, 김무영은 이대호를 볼카운트 1B1S에서 2루 땅볼로 처리했다.
"대호 형이랑 경기 전에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특별한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라며 웃은 김무영은 "대호 형도 후배의 공을 치고 싶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라고 했다. 하지만 의식하지 않으려고 해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부산 출신 두 선수 간의 대결이었다.
둘은 다음 날인 22일 7회초 0-5로 소프트뱅크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만났다. 초구를 때린 이대호의 타구는 중견수 앞쪽으로 날아갔다. 정상적인 수비가 이뤄졌다면,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이 될 수 있는 타구였다. 그러나 이대호의 장타를 의식한 중견수가 뒤로 물러났다가 이동하는 바람에 안타가 됐다. 이대호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2군에서 얻은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김무영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팀이 지고 있을 때 등판하고 있다. 일종의 패전처리 투수다. 19경기에 나섰는데, 승패는 물론 세이브와 홀드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 부분에 대해 김무영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코치님이 '너 아니면 안 되는 중요한 포지션이다'라고 말해주세요.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팀 분위기가 더 나빠지는 걸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 던지고 있어요."
다양한 변화구에 힘이 있는 직구. 탈삼진 능력을 갖고 있는 김무영의 투구는 추가득점을 노리는 상대 팀의 흐름을 끊는 데 의미가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3개월 만에 다시 자기 자리를 찾은 김무영. 그는 시즌 후반 '나만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