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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일본인 코치 2군 배치 두산, 서두르지 말아야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04-08 13:45 | 최종수정 2013-04-09 06:43


프로야구 구단들은 눈 앞의 성적에 신경을 쓰면서 동시에 미래를 준비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요즘 한국 프로팀들은 2군에서 선수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서산 2군 전용구장을 완공했고, SK는 8일에 전용 연습구장인 SK 드림파크 기공식을 한다. 또 두산도 2군 훈련시설인 베어스필드를 대대적으로 손보고 있다.

선수육성을 위한 하드웨어를 갖추려면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바꿔 말하자면 이런 부분은 돈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선수 개인의 능력, 소프트웨어를 키우는 일은 쉬운 게 아니다. 이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두산은 일본인 코치를 영입했다. 요미우리와 긴테쓰에서 투수로 뛰었고, 이 두 팀에서 10년간 투수코치를 역임한 고다 이사오 코치(48)를 불러들였다.

고다 코치의 보직은 퓨처스리그(2군)의 투수 담당이다. 국내 코치보다 연봉이 높은 외국인 코치를 2군에 배치한 것에서 두산의 선수육성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고다 코치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건너온 송일수 두산 퓨처스리그 감독(63)은 "두산은 니혼햄 처럼 선수육성을 강화해 강팀을 만들고 싶어합니다. 일본의 선수 육성법을 수용하겠다는 의지가 있습니다"고 말했다.

송 감독이 언급한 니혼햄은 육성 시스템을 강화한 2005년 이후 4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 팀에 합류한 선수들의 활약이 특히 눈에 띈다. 최근 몇 년 간 니혼햄이 고졸 드래프트 1순위로 뽑은 선수를 살펴보자. 2005년 다르빗슈 유(텍사스)를 시작으로, 2006년 양다이강(WBC 대만대표), 2007년 요시카와 미쓰오(2012년 평균자책점 1위, 퍼시픽리그 MVP), 2008년 나카타 쇼(WBC 일본대표) 등 팀에서 자체적으로 육성한 선수들이 모두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두산의 유망주 육성 임무를 받은 고다 코치의 심정은 어떨까. 지난 3일에 만난 고다 코치는 온화한 어조로 이렇게 말한다. "보통 선수는 어려움이 닥치지 않으면 코치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요. 코치는 선수에게 뭔가를 시키는 게 아니라 늘 선수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선수에게 고민이 생겼을 때 원인을 지적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상했던 것 보다 선수들이 저에게 질문을 많이 해옵니다. 저도 선수들에게 다양한 해결법을 낼 수 있도록 계속 공부하고 있습니다."

선수 육성은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외국인 코치는 당장 성적을 내기 위해 영입하는 외국인 선수와는 성격이 다르다. 고다 코치의 말대로 관찰과 준비, 지적과 수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1군의 성적이 안 좋으면 1군 코치를 2군 코칭스태프와 교체하는 팀이 있었다. 하지만 1군과 2군 코치의 역할은 완전히 다르다. 각 구단이 많은 힘을 쏟고 있는 선수 육성. 서두르지 않는 모습으로 성공의 길을 찾기 바란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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