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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모(NC 다이노스)는 (한국 대표팀에)들어갈까요?"
프리미어12 대비차 지난해 9월 한국을 시찰하기위해 방문한 일본야구대표팀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48)이 필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왜 양현종(KIA 타이거즈)이나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아닌 구창모일까. 필자에겐 뜻밖의 질문으로 느껴졌다.
당시 이나바 감독은 'KBO 10개 구단 중 모든 팀을 다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특히 자료만으로는 알 수 없는, 타자로서 느끼는 투수의 볼의 각도나 위력을 알고 싶어했다. 그런 이나바 감독이 주목한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구창모였다.
구창모가 속한 NC 다이노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9월 4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예매했다. 하지만 그날 NC의 선발은 크리스천 프리드릭으로 예고됐고, 그나마도 우천으로 취소됐다.
이나바 감독은 "한국은 외국인 투수가 선발등판할 기회가 많네요"라며 아쉬운 미소를 보였다. 결국 그는 시찰기간 동안 구창모의 볼을 직접 볼 기회를 잡지 못했다. 또한 구창모 역시 허리 피로 골절으로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그런데 이나바 감독에게 구창모는 전혀 모르는 투수가 아니었다. 구창모가 2017년 11월에 열린 24세 이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출전했었기 때문이다. 이나바 감독에겐 대표팀 감독으로서 첫 지휘봉을 잡은 경기였다. 당시 구창모는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2경기에 출전, 2⅓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그 당시의 구창모와 작년의 구창모, 그리고 올해의 구창모는 다르다.
올시즌 구창모는 구위와 제구력, 변화구의 각도, 마운드상의 차분한 모습까지 완벽에 가깝다. 7경기에 선발등판해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75로 리그 유일의 0점대 선발투수다. 48이닝 동안 52개의 삼진을 잡았고, 홈런은 단 한 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누가 봐도 올시즌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에이스다.
과거부터 일본 대표팀을 괴롭힌 것은 한국의 왼손 투수였다. 시드니 올림픽 때는 구대성,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김광현,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는 봉중근이 있었다. 만약 올해 7월 예정대로 도쿄올림픽이 열렸다면, 한일전에 임하는 한국의 선발투수는 구창모였을 가능성이 높다.
도쿄올림픽은 1년 연기돼 내년에 열릴 예정이다. 이나바 감독은 그 날이 오기전 몰라보게 성장한 구창모의 피칭을 직접 봐야한다. 그렇지 못하면 '준비가 부족했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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