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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무서웠는데, 하고보니 효과가 끝내주더라."
하지만 예외의 경우도 있다. 올해 KIA 타이거즈의 '효자 외국인 선수'로 맹활약을 하고 있는 브렛 필이 바로 이에 해당했다. 최근 옆구리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필이 생애 처음으로 침술을 경험했다. "부상을 빨리 낫게 해줄 수 있다"는 말을 듣자 용감하게 한방 병원을 찾은 것이다. '한국형 외국인선수'의 모범답안과 같은 모습이었다.
필이 한방 병원을 찾은 것은 지난 24일. 필은 23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때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타격 과정에서 오른쪽 옆구리 쪽에 근육통이 생겼다. 정밀 검진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계속 통증이 있어 원활한 타격을 할 수 없어 24일에는 아예 경기장에도 나오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KIA 선동열 감독은 "투수나 타자나 경기를 하다가 가끔 옆구리에 '뜨끔'하는 통증이 생길 때가 있다. 근육통의 일종인데, 꽤 오래 가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필은 현재 팀에 없어서는 안되는 타자다. 자칫 출전을 강행하다 부상이 심화되면 엄청난 손해다. 그래서 선 감독은 필에게 휴식을 줬다. 숙소에서 쉬면서 통증을 다스리라는 배려. 그러나 필은 "빨리 나아서 경기에 뛰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결국 필은 통증 치료를 위해 부산에 있는 한방병원을 찾았다. 여기서 침을 맞고, 부항을 뜨는 정통 한방 치료를 받은 것이다.
치료를 받은 다음 날인 25일. 필은 그라운드에 나와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스트레칭 훈련을 했다. 본인은 "경기에 뛰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는데, 코칭스태프는 이날까지는 휴식을 취하라고 지시했다. 필이 이렇게 강력한 의욕을 보일 수 있던 것은 한방 치료의 효과가 탁월했기 때문이다. 필은 "사실 침은 태어나서 처음 맞아봤다. 맞기 전에는 바늘을 몸에 꽂는다는 게 두렵기도 했는데, 막상 침을 맞고 나니까 신기하게 통증이 확 줄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침술 효과'에 눈을 뜬 필이 언제쯤 다시 팀의 중심타선에 돌아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울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