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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진해 신축구장 발표하며 내세운 논리는?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1-30 10:35 | 최종수정 2013-01-30 10:41



창원시가 밝힌 '진해구장 타당성' 논리는 무엇일까. 그저 '해군과의 협의'란 말 밖에 없었다.

통합 창원시는 30일 NC다이노스 프로야구단의 주경기장으로 사용될 신규야구장 입지로 옛 진해육군대학부지가 최종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야구팬 및 창원시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받았음에도 내정한대로 신축구장을 진해로 밀어붙였다.

창원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선진 스포츠시설의 균형 배치, 통합도시 균형발전가치, 통합 창원시 100년 대계를 위한 미래성장 가치창출 측면을 감안해 최종 입지를 선정하게 됐다"며 "그동안 창원시는 전문기관을 통해 야구장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 맞는 입지 선정을 위해 3단계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종합 분석 평가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창원시가 말한 3단계는 1단계 전수조사로 후보지 34곳 표출, 2단계 예비타당성 조사로 후보지 6개소 압축, 3단계 전문기관에 의해 5개분야 16개 평가지표에 의해 정밀타당성 조사다. 하지만 3단계 정밀타당성 조사 결과에 대해선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만약 진해 육군대학부지가 떳떳하다면, 16개 평가지표의 점수를 공개하면 된다. 하지만 창원시는 "3개 후보지 모두 각각의 우수한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어 장점의 차이는 미미했다"고만 설명했다.

대신 창원시는 창원과 마산 쪽 후보지의 단점을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리모델링으로 재탄생한 마산구장. 창원시는 마산이 안 되는 이유로 이 마산구장을 꼽았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4.14
창원시는 "창원종합운동장은 보조경기장의 상실이 가장 큰 취약점으로 평가됐다. 야구장 건립시 기존 보조경기장이 없어짐에 따라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최신의 종합운동장이 국제공인경기장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하게 돼 전국체전 등 국내외 공식경기 개최가 불가능해짐으로써 스포츠 도시 창원의 위상이 떨어지게 된다"고 했다.

이어 "스포츠 시설의 심한 편중에 의한 지역 균형 발전을 저해하고, 아파트 밀집 지역이며 대단위 상업단지 및 컨벤션센터, 대형유통몰 등이 주변 집중돼 심한 교통 정체를 유발하는 약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산에 대해서는 이미 리모델링한 마산구장을 문제로 삼았다. 창원시는 "무엇보다도 100억원을 투입해 전국에도 손꼽히는 수준으로 리모델링 완료된 마산구장과 같은 구역 내에 중복 배치되는 불합리성이 가장 큰 취약점으로 평가됐다. 지금도 좁은 도로폭과 인근 시설 밀집 및 교통 유발 요인이 많아 상습 교통 체증이 심각한데 1,2군 경기가 한곳에서 개최시 교통 대란 발생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향후 해양신도시 건설과 워터프론트 조성으로 미래 교통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보았으며, 현재 시민이용 효용성 높은 종합운동장을 철거함으로써 대체시설 확보에 따른 이중투자 부담이 약점으로 작용됐다"고도 했다.

하지만 진해에 대해서는 칭찬만 늘어놓았다. 창원시는 "진해육군대학부지는 야구장 건설 공기 지체의 부담과 상대적 접근성이 약점으로 나타났지만, 해군과의 협의와 향후 도로 완공 및 개설 계획 등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진해에 신규야구장이 조성됨으로써 대규모 스포츠 지역 균형발전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해양 레저와 야구의 융합으로 스포츠비즈니스 문화 및 새로운 스포츠 산업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되며,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및 신항과 연계해 Win-win 추진으로 도시 성장 가속화를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동남아 경제와 산업의 허브인 창원시의 상징 랜드마크로서 도시브랜드 가치 제고 등 강점과 발전성을 갖고, 가까운 시일 내 높은 시장성으로 한국프로야구의 발전과 NC다이노스 프로야구단의 흥행에 지대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지난해 4월 NC의 창단 첫 홈경기가 열린 마산구장에서 리모델링 완공 기념 행사에 참석한 구본능 KBO 총재, 박완수 창원시장, 김택진 NC 구단주(왼쪽부터).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4.14
창원시 인구는 약 109만명이다. 이중 진해에는 고작 19만명이 거주한다. 20%도 안 되는 수치다. 하지만 창원시는 갖은 미사여구만 나열한 채 진해구장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진해 육군대학부지는 창원시가 2단계로 진행했던 타당성 조사에서 34곳 중 고작 11위에 머물렀다. 또한 당시 조사팀은 '해군 교육사 신규야구장 건립 로드맵'을 통해 창원시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약속한 2016년 3월 이전 완공이 불가능하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토지 소유권을 이전하고,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데만 3년 이상 걸린다. 완공은 빨라야 2018년 8월이다.

하지만 창원시는 이에 대해서 고작 "해군과의 협의"라고만 언급했다. 구체적인 방법과 해군과 어느 정도 대화가 진척됐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법적으로는 풍호동 해군관사가 완공된 뒤에야 재산 교환 절차가 시작될 수 있는데 그저 '협의'란 단어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얘기했다.

창원시는 "신규야구장 입지 선정은 당초 2012년 상반기 내 결정하기로 했으나, 창원시의회의 '시청사 소재지 결정시까지 야구장 입지 선정 발표 유보' 요청에 따라 지금까지 미뤄왔다"며 "하지만 KBO와의 '5년 이내 2만5000석 이상 규모의 신규야구장 건립'이라는 창단 승인 조건을 이행하고, 창원시의 미래발전을 위한 중요한 현안사업으로 무한정 지체할 수 없어 최종 입지를 선정해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창원시 스스로도 '창단 승인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기한 내 완공이 가능하다는 로드맵은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보도자료 말미에 "신속한 행정절차 이행을 통해 창단승인 5년 이내 신규야구장 건립목표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만 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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