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일본인 코치, 신중히 알아보고 골라야 한다

    기사입력 2012-10-15 14:00:22

    필자가 스프링캠프 때 한국에 새로 온 일본인 코치에게 꼭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만약 시즌중에 잘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끝까지 마음이 떠나거나 포기하지 않을 자신이 있지요?"

    그걸 들은 코치들은 "물론"이나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식으로 대답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즌 도중에 자신에게 주어진 직무를 포기해 버리는 일본인 코치가 일부 있는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생기는 이유는 문화 차이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한국인 코치들과의 불화, 권한의 상실 등 취임 때부터 어느 정도 상상할 수 있었던 고난들이 대부분이다.

    올해는 8개구단에서 11명의 일본인 코치가 활동했다. 그렇게 많은 일본인 코치를 데려온 것은 어떤 장점을 높이 샀기 때문일까. '선진야구를 배우기 위해서'라는 것은 큰 명분이고, 그 속에는 작은 것에도 철저히 임하는 일본인 특유의 집착심이 선수 육성이나 작전 면에서 잘 발휘될 것이라는 기대를 해서다. 일본인 코치들은 그런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이런 역할을 할 에너지가 없어졌다면 일부러 외국인을 데려올 의미가 없어진다. 따라서 일본인 코치를 구할 때도 외국인 선수를 물색할 때처럼 인물에 대한 사전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예전부터 일본인 코치를 많이 데려다 썼던 고양 원더스의 김성근 감독은 올시즌도 2명의 일본인 코치를 기용했다. 그들에 대해 김 감독은 "단순히 나와 가까운 사람을 찾는 게 아니라 다른 코치들과의 성격 밸런스를 본다. 그 결과 오키 배터리코치를 찾을 때까지 2개월, 고노 종합코치는 1개월의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 두 코치는 일본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한 것은 물론이고 일본의 독립리그에서 일하면서 젊고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들과 같이 땀을 흘린 경험도 있다. 둘은 이번 시즌 끝까지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팀에 있어서 적절한 인재 배치의 사례로 남게 됐다.

    반면 일본인 코치 입장에서 보면 외국에서 일할 때는 우선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부터 가져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성공한 케이스가 삼성 오치아이 투수코치와 세리자와 배터리코치다. 오치아이 코치의 경우 2007년에 선동열 감독 밑에서 자비로 3개월 동안 코치 연수를 한 후 2010년부터 정식코치로 일하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배우려는 자세로 한국에 온 사람이다.

    세리자와 코치는 일본에서 13년 동안 코치생활을 해왔지만 선수 시절에는 1군에서 1경기도 출전한 적이 없었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어린 선수라 해도 그만의 실적이나 사고방식을 인정하면서 지도를 한다. SK 시절에는 박경완, 삼성에서는 진갑용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신뢰를 쌓아 올렸다.

    이같은 상호 이해관계가 정립돼 있지 않을 경우 한국선수가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일본인 코치에게 반말로 욕설을 하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그 지경까지 돼버리면 관계 회복은 불가능하다.

    과거 일본 야구계에선 '일단 한국에서 코치생활을 하면 그 후 일본구단으로의 복귀는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일본인 코치들에게 한국은 나쁘지 않은 일자리가 됐다. 물론 한편으로는 여전히 한국에 쉽게 오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남아있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다.

    향후 한국 구단들이 일본인 코치를 데려올 때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팀내 다른 코치들과의 성격적인 밸런스나 팀과 선수를 위한 열정을 가졌는지 여부를 잘 파악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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