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감독 "승부차기 승리, 7번만에 찾아온 행운"

기사입력 2008-05-22 09:45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퍼거슨 감독의 목소리는 갈라졌다.

　목을 가다듬은 뒤 그가 제일 먼저 꺼낸 말은 "우리팀이 정말 정말 자랑스럽다(I feel very very proud)"였다.

　그러나 승부사는 기쁨에 취해 있지 않았다. 그는 "우승의 도취감은 금새 증발해 버린다. 내일 아침부터는 다시 다음 시즌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뮌헨 참사 50주년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한 소감은.

　▶동기는 매우 중요하다. 동기가 강한 상대에 이긴다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운명이 우승에 영향을 미쳤다.

　-승부차기에서 극적으로 이겼는데.

　▶이런 큰 경기에서 승부차기로 이겨본 건 처음이다. 애버딘에 있을 때 세 번의 승부차기에서 졌고, 맨유에 와서도 세 번을 졌다. 이를테면 7번만에 찾아온 행운이다. 존 테리가 미끄러지는 순간 이제 우리가 이기겠구나라는 감이 왔다.

　-경기 총평은.

　▶첼시가 행운의 동점골을 넣은 뒤 후반에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팽팽한 경기였다. 반 데 사르가 승부차기를 막아내는 순간 실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과 흥분이 복받쳐 올랐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컵을 사수할 수 있겠나.

　▶어떤 대회든 우승했을 때 난 선수들의 눈을 들여다 본다. 과연 그들에게 아직도 (우승에 대한) 갈망이 남아있는지 보기 위해서다. 챔피언스리그를 2연패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우리 팀이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엔 더 좋아질 것이다.

　< 모스크바=김성원 기자 scblog.chosun.com/newsme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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