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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아가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는 시기가 온다.
임현준에게 사이드암 전환을 권유한 양일환 2군 투수코치(55)는 "(임)현준이가 향후 야구인생을 길게 하려면 그런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배경을 얘기했다.
자기 만의 특징을 갖기 위해 임현준이 택한 모델 체인지. 그것은 어떤 성과를 볼까. 김태한 투수코치(47)는 임현준의 기용법에 대해 "좌타자 상대로 활용하려고 지금 실전을 통해서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변화구는 필요없고 공의 움직임으로 타자와 대처할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요"라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일본에서는 모리후쿠 이외에도 좌완 사이드암의 원포인트 릴리프 성공사례가 몇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1980∼1990년대에 히로시마 카프, 긴테쓰 버팔로스에서 활약한 기요카와 에이지 현 세이부 2군투수 코치(55)다.
기요카와가 히로시마에 입단했을 당시 좋은 왼손투수가 많아 그는 살기 위해 사이드암으로 전환했다. 그 후 기요카와는 좌타자 전문 투수로서 두각을 내 1998년 은퇴할 때까지 15년 동안 한번의 선발등판 없이 당시 일본기록인 438경기 연속 구원등판을 했다. 기요카와의 통산 평균자책점은 2.94. 114경기 연속 무패의 기록도 갖고 있었다.
기요카와는 어떻게 해서 성공했을까. 기요카와의 긴테쓰 시절 코치로서 그의 공을 자주 잡아봤다는 송일수 전 두산 감독(66)은 "원포인트 투수는 매일 불펜에서 피칭을 해도 경기에 안 나갈 때 도 있고 공 하나만 던지고 끝날 때도 있습니다. 기요카와는 아주 진지한 성격을 가져 항상 마운드에 올라가는 것을 생각하고 준비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심한 압박감도 이겨 냈습니다. 커브의 각이 크고 던질 때 발을 약간 크로스 스텝으로 했기 때문에 좌타자는 오른쪽 어깨 쪽에서 공이 오는 느낌을 갖고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또 임현준이 영상을 봤다는 모리후쿠에 대해 송 전 감독은 "모리후쿠는 극단적으로 발을 1루 방향에 크로스합니다. 좋은 투수지만 그 폼을 흉내 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임현준 역시 모리후쿠와 같은 발 이동으로 던지기는 힘들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저는 자연스럽게 발을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삼성은 임창용이 빠지면서 릴리프 투수 운용이 작년에 비해 어려워 질 것이 예상된다. 새롭게 짜여질 삼성 불펜진에 사이드암 도전장을 낸 프로 6년차 임현준이 원포인트로 들어갈 수 있을까.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