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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실업야구에서도 눈물흘린 카도쿠라, 프로 복귀 포기없다

박진형 기자

기사입력 2012-07-16 10:56 | 최종수정 2012-07-16 10:56



문득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의 기억이 났다.

지난 15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 실업단야구 최고의 무대에서 카도쿠라 켄(38·전 SK 삼성)이 통한의 한방을 맞았다. 카도쿠라는 그날 경기의 7회말 2-2 동점에서 세번째 투수로 등판. 2사후 투런 홈런을 맞았다. 그 타구는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그가 KIA 안치홍에게 맞았던 솔로홈런 처럼 좌중간으로 꽂히는 한방이었다.

"한심합니다. 아무 말도 남길 수 없었어요." 경기 후 카도쿠라는 반성의 말을 했다. 지난 4월24일 본 칼럼에 쓴 대로 카도쿠라는 홋카이도의 클럽팀인 다테 히지리가오카 병원 야구부에 소속돼 있다. 카도쿠라는 그 팀에서 도시대항야구대회 출전을 노리고 있었지만 팀은 예선전에서 패배해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도시대항야구대회에는 '보강선수'라는 제도가 있다. 지역예선서 이기고 올라온 대표팀이 예선 탈락 팀의 소속 선수 중에서 3명까지 임대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카도쿠라는 예선전에서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둘 때 퍼펙트게임을 펼쳤고, 프로 출신답지 않게 진지한 자세를 보인 것을 높이 평가받아 홋카이도 대표팀 JR홋카이도의 보강선수로서 대회에 나서게 됐다.

"가족들이 제가 프로에서 던지는 모습을 아직 보고 싶대요." 카도쿠라에게 도시대항야구대회는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의미있는 무대였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뜻대로 되질 않았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었어요"라고 말하는 카도쿠라의 특징은 낮게 제구되는 직구와 날카로운 포크볼이다. 하지만 그날 카도쿠라는 그런 모습이 없었다. 바로 2009년 한국시리즈를 연상시켰다.

SK와 KIA가 3승3패 동률에서 맞이한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총력전이 된 그 경기에서 SK는 5차전에 선발로 나섰던 카도쿠라까지 투입시키려고 준비했다. 카도쿠라는 6회말 KIA 공격 때 불펜에서 피칭을 시작했지만 그 해의 후반기에 보여줬던 날카로운 구위는 없었다.


5-3으로 SK가 리드한 6회말 1사 1루에서 결국 카도쿠라는 마운드에 올랐다. 이종범의 대타로 나온 차일목을 상대로 카도쿠라는 풀카운트에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그 순간 1루 주자 김상현이 도루에 실패하면서 공수 교대, 단번에 위기를 벗어났다.

하지만 7회말, KIA 선두타자 안치홍은 1B1S에서 카도쿠라가 던진 높은 직구를 놓치지 않았었다. 원래 선발투수 타입인 카도쿠라가 리듬을 찾지 못해서 맞은 한방이었다. 이번에도 그때와 똑같은 모습이었다.

"기분을 바꿀 수 밖에 없겠지요." 이 말을 남기고 야구장을 떠난 카도쿠라. 그의 다음 목표는 7월27일 부터 열리는 전일본클럽선수권대회 예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프로 선발투수 복귀를 향한 카도쿠라의 도전은 계속된다.<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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