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 보기 좋다!'
지난 15일 마산구장을 찾은 일본 야구팬들은 관중석에 들어선 순간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들의 말 앞에는 '2군팀 경기장 치고는'이라는 전제가 꼭 붙었다. 그러면 1군 다운 야구장이 되기 위해선 여기서 어떤 점을 업그레이드 시키면 좋을까.
30대의 한 남성 참가자는 리모델링 공사를 아직 착수하지 않은 외야쪽에 주목했다. "제가 생각하는 야구장의 매력은 일상을 벗어난 세계로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히로시마 마쓰다 스타디움 처럼 소파에서 엎드리거나 누워서 볼 수 있는 좌석이나, 외야 펜스 뒤에 스포츠바 같은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또 40대의 남성은 의외로 한가지 이벤트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며 이런 아이디어를 내놨다. "클리닝타임에 했던 공룡체조가 좋았어요. 일본이나 미국에도 7이닝 스트레칭 같은 시간이 있는데 자기팀의 애칭인 공룡의 포즈를 도입한 체조를 따라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다른 팀에서는 할 수 없는 다이노스의 독자적 아이디어잖아요. 구장 내부를 둘러보니 아직 다이노스의 캐릭터는 없는 것 같은데 빨리 공룡의 캐릭터를 만들고 야구장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만약에 공룡의 캐릭터 상품이 생기면 구입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구체적인 요청으로 좌석의 번호표시나 화장실 안내 표시가 작다는 의견이 있었다. 역시 여행자 다운 의견으로서 "다음에 개인적으로 이곳에 오려면 교통편상 쉽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김해공항에서 직행버스가 있으면 좋겠네요"라는 말도 있었다.
그 날 경기는 NC가 8회초까지 롯데에 2-5으로 뒤지고 있었지만 8회말에 4점을 내고 6대5로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야구 팬들은 NC의 팀분위기에 주목하면서 "덕아웃에 활기가 있어서 아주 좋았어요. 향후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눈에 띈 선수로는 유격수 황윤호를 꼽았는데 고졸 신인이라고 말해줬더니 "정말이에요? 침착한 플레이에 놀랐어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었다. "오늘부터 NC팬이 됐다"는 소리도 나왔다.
팬들에게는 구장 시설이나 이벤트도 중요하지만 역시 이기는 것과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 자체가 가장 큰 팬서비스가 된다는 사실도 재확인할 수 있었다.
NC 다이노스의 첫 걸음은 일본 팬들이 봐도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