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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롯데 투수들에게는 장난끼가 필요하다

박진형 기자

기사입력 2012-03-12 13:01 | 최종수정 2012-03-12 13:01


"전세계에서 프로야구 구단을 2개 갖고 있는 기업은 우리 회사 롯데 뿐입니다."

지난 7일 끝난 롯데의 스프링캠프에서 투수 인스트럭터를 맡았던 소노카와 가즈미씨(48)의 말이다. 소노카와 인스트럭터는 영원한 롯데맨이다. 86년 롯데 오리온즈(현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좌완선발로 14년 통산 76승을 기록했다. 은퇴 후엔 투수코치 등을 역임하고 구단직원으로 재직하는 현재까지 26년간 일본 롯데 구단에만 소속돼 있다.

'롯데 사랑'이 누구보다 투철한 소노카와씨가 롯데 자이언츠의 젊은 투수들에게서 모자란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활발한 느낌이 부족합니다. 일본의 경우 장난꾸러기였던 투수들이 성공하는 케이스가 많은데 한국 롯데의 젊은 투수들은 노장들이 무서워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성실하기만 한 성격들이 많아요. 장난끼가 좀 있는 투수라면 김수완 정도 뿐입니다."

이 말은 물론 성실한 투수가 되지 말란 뜻은 아니다. 투수란 항상 타자들을 속이는 전술이 필요하므로, 간파하기 쉬운 성격보다 상대를 복잡하게 만드는 마인드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지난 6일 가고시마 가모이케 구장의 투구 연습장에서는 LG에서 2차 드래프트로로 이적한 박동욱이 좋은 투구를 하고 있었다. 빠른 직구의 볼끝이 좋았고 제구도 낮게 되고 있었다. 피칭을 끝낸 후 박동욱은 소노카와 인스트럭터에게 "슬라이더가 빠지고 체인지업의 제구가 안 됩니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러자 소노카와 인스트럭터는 "가볍게 던지려고 해서 공이 뜨고 있다. 체인지업은 제구하려고 하면 안 되고 직구와 같이 팔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해 줬다. 소노카와 인스트럭터는 박동욱에 대해 "사이판 캠프 때는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엄청나게 좋아졌어요"라고 호평을 하면서 "성격도 성실하네요"라며 웃었다.

한편 박동욱은 "지금 던지고 있는 공은 괜찮아요. 부상만 없다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지금 상태에 만족한다는 표정을 보였다. 박동욱의 경우 본인의 희망대로 일단 부상을 털어내는 것에 더해서 마운드 위에서의 장난끼가 합쳐지면 행복한 시즌을 기대할 수 있는 재목이다.

소노카와 인스트럭터는 박동욱 외에 다른 투수들에게도 큰 애정을 갖고 있었다. "지바롯데의 마무리캠프에 매년 롯데 선수가 몇 명씩 참가하고 코치들도 연수하러 옵니다. 서로 아는 사이니 지내기 쉽지요." 롯데 양승호 감독에 대해서는 "최고의 감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롯데는 지금까지 두 번 우승했다고 하지만 아직 정규시즌 1위는 없지요. 올해는 꼭 우승을 기대합니다"라고 응원을 잊지 않았다.

롯데의 스프링캠프는 끝났다. 소노카와 인스트럭터는 돌아오는 가을에 젊은 투수들이 장난끼를 마음껏 과시하면서 활기찬 목소리로 우승 소식을 알려오길 고대하고 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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