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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섭 감독은 시한부? 강원FC 조건부 계약 논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1-18 11:42 | 최종수정 2018-01-18 20:48



올 시즌 강원FC를 이끄는 송경섭 감독은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송 감독의 거취를 둘러싼 풍문이 오가고 있다. 축구계 관계자는 최근 "강원이 지난해 송 감독과 계약을 맺을 당시 '구단 결정에 따라 전력강화팀장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전했다. 전반기 성적에 따라 송 감독 대신 다른 감독을 세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강원의 조태룡 대표이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재도전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지난해의 행보를 떠올릴 만하다. 8월 중순까지 팀을 6위로 이끌었던 최윤겸 전 감독(현 부산)이 돌연 '자진사퇴'했다. 강원은 전반기 3위까지 치고 올라갔으나 부상자 및 백업 부재로 인한 체력저하 탓에 6위로 처진 상황이었다. 축구계에선 '자진사퇴'가 아닌 '사실상의 경질'에 무게를 실었다. 시즌 전부터 '최 감독이 전반기 6위 이내의 성적을 올리지 못할 경우 경질될 수도 있다'는 풍문이 돌았다. 결국 최 감독이 시즌 중 사퇴하면서 이같은 풍문은 사실 처럼 받아들여졌다.

'조건부 계약'에 대한 평가는 반반으로 나뉜다. 구단이 성적을 통해 위상 강화와 실리를 노리는 만큼 지도자가 원하는 만큼의 보강으로 힘을 실어주되 명확한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반면, 매 시즌 큰 폭의 선수단 변화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무엇보다 단기간 '목표치 달성'에 대한 압박감은 지도자가 장기적인 비전 대신 매 경기를 치르는데 급급한 근시안적 운용을 피하기 어려운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지난 시즌의 실패 역시 걱정을 키울 만하다. 강원은 최 감독이 물러난 뒤 2주 내에 새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선임 작업은 지지부진했고, 박효진 수석코치의 대행체제 속에 몇몇 지도자와 접촉했으나 잇달아 실패하면서 공석이 이어졌다. 결국 강원은 33라운드까지 6위 자리를 지키며 ACL 도전에 희망을 살렸으나 결국 'ACL 출전권 획득'이라는 목표 달성은 이루지 못했다. 최 감독이 물러난지 석 달이 지난 11월이 되서야 전력강화팀장이었던 송 감독이 차기 감독으로 선임됐다.

강원은 지난해 송 감독 선임 배경으로 '새로운 구단의 철학 정립'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송 감독이 강원FC에 새로운 '구단 철학'을 심기 위한 선결조건은 충분한 시간일지 모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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