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태후'→'구르미'로 본 성공법칙, #엔딩5분#박보검#송중기

    기사입력 2016-09-07 11:05:58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성공하는 드라마에는 이유가 있다.

    상반기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가 브라운관을 집어삼켰다면, 하반기에는 KBS2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이 드라마 왕국을 점령할 기세다. 두 드라마 모두 초반부터 시청률 및 이슈 몰이에 성공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태양의 후예'는 2월 24일 14.3%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스타트를 끊은 뒤 2회 15.5%, 3회 23.4%, 4회 24.1%, 5회 27.4%의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방송 5회 만에 첫방송 시청률의 2배에 달하는 기록을 냈고, 이후 최고 시청률 38.8%라는 기록을 쓰며 마무리 됐다. 수,목요일은 '태양의 후예'를 보는 날이라고 해서 '태후 데이'로 지정됐고, 주연을 맡은 남자 주인공 송중기는 '유시진 신드롬'을 불러왔다.

    '구르미 그린 달빛'도 만만치 않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22일 8.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은 뒤 꾸준히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렸다. 2회 8.5%, 3회 16%, 4회 16.4%, 5회 19.3%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 방송 3회 만에 시청률이 2배 가까이 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비록 6회 시청률이 18.8%로 소폭하락하긴 했지만 이날 동시간대 JTBC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한국 대 시리아전이 중계됐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낙심할 필요는 없는 성적이다. 시청자들은 남자주인공인 박보검을 찬양하며 '보검 매직'을 외치고 있고, 월,화요일은 '구르미 데이'로 굳혀질 기세다.

    이와 같은 '태양의 후예'와 '구르미 그린 달빛'의 공통된 성공 법칙은 뭘까.


    임팩트는 엔딩 5분

    '태양의 후예'와 '구르미 그린 달빛' 모두 엔딩에 가장 신경을 썼다.

    '태양의 후예'의 경우 강모연(송혜교)과 유시진의 와인 키스, 유시진의 총상, 신발끈 묶어주기 등 주요 장면들을 모두 엔딩에 내보냈다.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그럼 살려요", "내내 후회했습니다. 그날 아침에 얼굴 안 보고 간 것"이라는 등의 명대사들이 모두 방송 종료 5분 전 전파를 타면서 깊은 여운을 남기는 계기가 됐다. 다음 대사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남아있는 명대사의 떨림은 다음회를 기다리고 본방사수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구르미 그린 달빛'도 그렇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이영(박보검)과 홍라온(김유정)의 재회 및 감정신을 모두 엔딩에 담아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영은 명대사 제조기처럼 가슴 떨리는 멘트를 쏟아낸다. "멍멍아", "불허한다. 내 사람이다", "보이지 않으니 더 화가 나 미칠 것 같았다" 라는 등의 짧은 대사들이 이영 캐릭터의 감정선을 오롯이 쏟아내며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만드는 포인트가 되고 있다. 덕분에 박보검은 '엔딩 요정'이라는 애칭까지 얻은 상태다.


    너무나 부러운 근무환경

    배우의 근무환경이 부러워야 한다. 즉 남녀주인공의 케미가 잘 살아나는 한편 조연 배우들의 캐릭터 역시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태양의 후예'는 누가 뭐래도 송중기 송혜교 커플의 케미에 힘입어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진구와 김지원은 정통 멜로로 또 다른 시청층을 공략하며 날개를 달아줬다.

    '구르미 그린 달빛' 역시 박보검과 김유정의 케미가 좋다. 두 사람은 떨리는 목소리와 짙은 눈빛 연기로 풋풋한 청춘의 로맨스를 제대로 표현해내고 있다. 여기에 힘을 보태는 건 진영과 곽동연의 존재감이다. 진영은 홍라온의 정체를 일찌감치 눈치채고 그를 돕는 김윤성 역을 맡아 살떨리는 삼각관계를 그려내고 있다. 곽동연은 미스터리한 호위별관 김병연 캐릭터로 분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는 중이다. 김유정을 둘러싼 꽃남들의 전쟁이 부럽지 않을 여성 시청자는 없을 것이다.


    우연의 반복은 그만, 대세는 직진 로맨스

    수많은 로맨틱 코미디가 남녀주인공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시간을 보내고, 마음을 확인한 순간 운명의 장난으로 엇갈리고, 주변의 방해 공작에 오해를 쌓았다 마지막에 가서야 해피엔딩을 맞는 구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시청자들에게 '고구마 로맨스'라는 지적을 받을 뿐, 더이상 '먹히는' 포맷이 아니다. 대세는 '직진 로맨스'이기 때문이다.

    '태양의 후예'는 방송 3회 만에 만남과 이별, 재회까지 성공하는 LTE급 러브라인의 전개를 보여줬다. 유시진과 강모연이 이별했던 것은 서로 다른 직업 의식과 사명감 때문이었을 뿐, 감정에 대한 곡해는 없었다. 두 사람 모두 첫 만남부터 자신의 감정을 깨닫고 그에 충실했으며, 그 감정선을 잘 지켜나갔다. 이 과정에서 앞뒤 재지 않고 대시하는 유시진 표 돌직구 고백법은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구르미 그린 달빛'도 마찬가지다. 극중 왕세자 이영은 아직 홍라온이 여자라는 것을 모르는 상태. 그러나 일반 남장여자 캐릭터가 등장하는 드라마 남자 주인공들처럼 '남자에게 끌리나', '동성애자인가'라며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는 장면은 1%도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홍라온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숨기지 않는다. 왕세자 신분이지만 일개 내관을 구하기 위해 물 속으로 뛰어들고, 그를 밤새워 간호한다. 또 청나라 사신까지 베어버린다. 조선시대 왕세자로서 감히 할 수 없는 행동들이다. 이러한 돌직구 사랑법은 시청자들에게 큰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중이다.

    한 드라마 홍보사 관계자는 "최근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남녀주인공의 감정을 확인하고 연결되기 까지의 어떤 애틋함과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즐겼다면, 요즘엔 직설적이고 남자다운 그런 사랑법에 더 호응하는 분위기다. 밀당보다는 대놓고 달달한 러브라인을 보고 싶어한다. 아마 'N포세대'라 불릴 정도로 현실 속에서 채우지 못한 것들이 많은 현대인들에게는 현실처럼 복잡한 이야기보다는 간결하지만 정확한 임팩트가 있는 내용이 더 힐링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건은 남자주인공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은 남자 주인공은 멋지고, 여자 주인공은 예뻐야 한다는 것이다. '태양의 후예'와 '구르미 그린 달빛' 역시 이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냈다.

    '태양의 후예'는 단언컨대 송중기의, 송중기에 의한, 송중기를 위한 드라마였다. 김은숙 작가는 '프린스 메이커' 답게 송중기를 멋지게 보이기 위한 장치를 곳곳에 심어놨다. 헬기를 타고 등장하는 대위라던지 하는 판타지적 설정 말이다. 그리고 송중기는 특유의 능청스러우면서도 달달한 눈빛으로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이와 함께 남모를 기부 행적 등 바람직한 사생활까지 알려지며 호감도는 높아져만 갔다. 이에 국내는 물론 중국 등 아시아 전역에 '유시진 신드롬'이 불기도 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박보검도 소속사 형 송중기를 따라 대박을 낼 기세다. 박보검은 전작 tvN '응답하라 1988'의 순진하고 묵직했던 최택 캐릭터를 완전히 지워냈다. 대신 능글맞은 듯 자상하고, 젠틀한 듯 카리스마 있는 이영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의 연기 변신에 여심은 술렁이는 중이다. '박보검이 이렇게 남성미 가득한 배우였나', '박보검 보는 재미에 60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지경'이라는 등 '박보검 예찬론'을 펴내고 있다. 더욱이 예능 프로그램에 위안부 티셔츠를 입고 출연하고, 말끝마다 "고맙습니다"를 달고 사는 예의바른 모습을 보여주는 등 바른 인성이 돋보이는 일화들이 속속 터져나와 인간적인 호감도까지 높이고 있다.

    한 방송사 드라마국 관계자는 "솔직히 송중기가 아니었다면 '태양의 후예'가 그와 같은 인기를 얻었을지는 미지수다. '구르미 그린 달빛'도 마찬가지다. 박보검이라는 스타를 영입했기에 지금과 같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이라며 "두 스타 모두 상당히 공통점이 많다. 소속사가 같다는 것도 있지만 기존의 미소년 이미지를 벗고 남성미를 장착하며 매력 포텐이 터졌다거나, 사생활이 무척 도덕적이고 깔끔하다는 점, 여성적인 매력과 남자다운 매력이 동시에 녹아있는 깔끔한 마스크, 안정적인 보이스 톤 등이 비슷한 점이다. 여심을 자극할 만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결국 로맨틱 코미디는 여성 시청층의 충성도가 높은 장르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심쿵 포인트를 저격할 만한 배우들을 섭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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