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차범근·오은미씨부부 월간조선인터뷰 발췌
기사입력 1998년 07월 21일 01시 38분
차범근 전 월드컵감독과 그의 부인 오은미씨의 월간조선 인터뷰내용에 대해 대한축구협회와 상당수 축구인들이 불쾌감을 넘어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월간조선에 보도된 내용중 축구인들이 사실무근이나 명예훼손으로 생각하는 차 전감독과 오은미씨의 발언을 모았다.
▲국내 스포츠 신문에 격려금 액수가 보도됐는데 원래 오고가던 것보다 훨씬 적었어요. 선수들에게 1억원 내외를 줄 것처럼 얘기가 됐었는데 보도되기는 5천만원 내외를 A,B,C로 나누어 준다고 했거든요.
▲(프랑스 숙소에서) 기술위원들이 같은 층에 있으니까 마치 비장한 전쟁터 막사에서 사복 입은 민간인들이 들락거리는 것처럼 분위기를 망치더라고요.
▲하석주가 퇴장당한 것도,…중략…이건 현지 축구인들도 대부분 공감한 건데 귀국해보니 한국 축구인들만 여기에 대해 억울해하지 않더군요. 차범근이 싫은거야 싫은거고 우리팀에 대해서는 똑바로 봐주어야 하지 않습니까.
▲모 해설가는 차기 대표팀 감독에 대한 욕심에서 차범근을 비난하고 다녔다. 또 다른 해설가는 1994년 김 호 감독시절만 해도 라디오 프로에 나와서 "김 호 감독이 이러이러한 것을 나에게 물어 오기에 이렇게 조언해 주었다"는 식으로 말하며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었는데 비쇼베츠 감독이나 차범근 감독 체제에서는 그런 조언의 기회가 없으니 입지가 좁아져 틀어졌다.－오은미씨
▲정몽준 회장께서 괜히 나서서 선거전에서 요한슨 편 들었다가 지고…. 제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아벨란제 앞에서만 무릎을 굽히고 인사합니다. 그 사람은 세계 축구계에서 어쩔 수 없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FIFA에서 그 사람을 거역한다? 감히 우리가…. 편하지는 않을 거예요.－오은미씨
▲(심판의 판정에 그런 것이 나타났다고 보십니까) 그렇지 않았나 하는 설도 있었대요. 심판위원장 같은 경우도…. 우리나라 정치구조 생각하면 돼요. 대통령이 누구 싫어한다 그러면 국세청장이, 검찰총장이 감히 거기다가 편의를 봐주고 그러겠어요.－오은미씨
▲국내 축구인들 입장에서는 심판판정이 문제 있었다고 정면으로 말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을 거예요. 그러면 불가피하게 정몽준 회장 외교력에 대한 비판처럼 들리니까.－오은미씨
▲(차)감독은 옆에 파리가 꼬이면 일을 못하거든요. 그래서 차범근을 선택해서 일을 시킬때는 확실하게 맡겨 주어야 하는데 그게 금년초부터 흔들렸어요.－오은미씨
▲금년 들어와 김원동 지원부장이 축구협회를 떠나고 조중연 전무 체제로 바뀌며 기술위원들도 교체된 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한국축구계는 뭐라고 할까. 한국 정치판하고 똑같아요. 우리 사회의 병폐가 그대로 드러나죠. 누가 나한테 술 많이 사주고 누가 나하고 노래방 자주 가는가를 갖고 사람을 평가할게 아니라 누가 공부하는 가를 알아주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오은미씨
▲젊은 기자들도 처음에는 다른 감독들하고 출장 같다오면 "어유 징하오, 일주일 내내 술이요" 그래요. 그런데도 시간이 지나면 그쪽이 편한 모양이에요. 편한게 좋고 잘해주는게 좋고….-오은미씨
▲축구도 처음에 너무 몰락했기 때문에 얼떨결에 차범근이 시키고 또 하는 일에 제동을 걸 수 없었다가 슬슬 잊혀지기 때문에 다시 돌아가는 거예요. 워낙 옛날 구도가 뿌리 내리고 있어서 어려울때야 차범근에게 맡겼지만 "두고보자" 이러다가 한번 실패하니까 다들 차범근 죽이기에 나선다.－오은미씨
▲지금도 독일 레버쿠젠 운동장에 저희가 가서 장내방송하면 사람들이 기립해서 박수쳐요. 그 사람들은 참 사람을 아껴요. 우리는 그게 없는데. 그래서 독일 갈때마다 "여기서의 10년은 우리가 뼈빠지게 한국에 투자한 50년보다 값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오은미씨
▲(나는 현대감독 당시) 우승을 못하게 돼 있었어요. 프로리그가 끝날때쯤이면 순위가 다 정해지잖아요. 우승을 다투는 팀에게는 중요하지만 6∼7등 하는 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게임이 있거든요. 그럼 다 짜고 해요. 친한 감독에게 져주고…. 지나고 나니까 고의적으로 하는 것 같더라고요.
▲또 현대가 꼴찌하던 팀이었는데 1∼2등 하고 있으면 대표팀으로 일곱명을 뽑아 가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 등수가 떨어지고….
▲이 사람이 감독할때 한번은 현대 선수들이 감독 몰래 짜고 져주었대요.－오은미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