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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가 '남북대결'에서 웃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주포' 김연경(상하이)를 포함해 박정아(한국도로공사) 김희진(IBK기업은행) 등 정예 멤버를 꾸렸다. 세계선수권 출전이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한 전초전이기 때문.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선수권 본선에 올라 포인트를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예선전에 출전할 수 있다.
그래서 북한과의 첫 판이 중요했다. 북한은 세계랭킹 115위로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에 밀리지만, 남북대결은 언제나 그랬듯 경기 외적인 변수가 작용한다. 북한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15세 김현주 등 젊은 선수들을 대거 합류시켰다. '북한의 김연경' 정진심도 건재했다. 홍 감독과 김연경은 "북한은 이란 정도의 수준으로 보인다.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라고 평가했지만, 경계심을 늦출 수는 없었다.
한국은 1세트에서 상대의 범실과 김연경의 연속 공격을 묶어 완승을 거뒀다. 2세트에는 고전했다. 4-6으로 뒤졌던 대표팀은 김연경의 활약으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이후 정진심에 일격을 당하며 21-22로 다시 리드를 내줬다. 이때 박정아가 해결사로 나섰다. 23-23 동점을 만든 박정아는 쳐내기로 경기를 뒤집었다. 24-22에서 김수지의 블로킹까지 나오며 대표팀은 한숨을 돌렸다.
3세트에서도 북한의 압박에 범실을 연발하며 8-14로 끌려다녔다. 새로 투입된 하혜진(한국도로공사)과 이고은(IBK기업은행)이 분위기를 바꿨다. 하혜진이 블로킹, 서브에이스를 연달아 성공시키고, 이고은도 득점레이스에 가세하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북한도 18-18까지 추격했지만, 한국에는 김연경이 있었다. 명불허전의 공격력을 과시하며 단숨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북한을 잡은 한국은 22일 이란과 2차전을 치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