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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펜싱샤라포바'홍효진 女플뢰레 에이스 계보 잇는다

기사입력 2013-09-09 17:41 | 최종수정 2013-09-10 07:07

[포토] 홍효진,
지난 8월 제3회 한미대학펜싱선수권(2013KUEFI) 여자 플뢰레 우승자 홍효진이 9일 전북 남원 춘향골체육관에서 펼쳐진 펜싱국가대표선발전에서 당당히 3위에 오르며 자동선발권을 따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꺄악!' 상대의 허를 찌른 후 내지르는 하이톤의 괴성이 피스트를 압도한다. '테니스 스타' 샤라포바를 연상케 한다. 1m67의 가늘고 긴 팔다리, 가무잡잡한 피부, 조막만한 얼굴, 오밀조밀한 이목구비가 매력만점이다. '대구대 플뢰레 신성' 홍효진(19)이 7일 막을 내린 인천아시안게임 펜싱대표선발전에 자동선발됐다. 1위 전희숙(서울시청), 2위 남현희(성남시청), 3위 홍효진이다. 총 8명을 뽑는 이번 선발전에서 1~3위는 자동선발하고, 나머지 5명은 16강 이내 선수 가운데 강화위원회 추천전형으로 뽑는다. 전희숙 남현희 등 기존 에이스에 '플뢰레 신성' 홍효진이 가세했다. 대학생으로는 유일하게 자동선발권을 획득했다. 에이스의 계보를 이을 '차세대 스타'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알렸다.
[포토] 홍효진,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홍효진은 끈질겼다. 32강에서 남현희에게 11대15로 패했지만, 지난한 패자부활전을 거쳐 기어이 8강 무대를 밟았다. 8강에서 전희숙에게 10대15로 지며 다시 패자부활전으로 내려섰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런던올림픽 여자플뢰레 단체전 동메달리스트인 '백전노장' 정길옥을 15대9로 꺾고 다시 부활했고, 3-4위전에선 국가대표 출신 이나래(한체대)를 13대12로 누르고 3위에 올랐다. 마지막 8초를 남겨두고 승부를 뒤집는 기적을 썼다. 마지막 찌르기와 함께 짜릿한 '샤라포바 괴성'이 피스트에 울려퍼졌다. 지난 8월 한미대학펜싱선수권에서도 또래들을 모조리 물리치고 깜짝우승했다. 실업, 대학 에이스들이 모두 출전한 선발전 진검승부에서 3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홍효진고낙준감독
◇인천아시안게임 펜싱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전희숙, 남현희에 이어 3위에 오른 홍효진이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2관왕 출신 고낙춘 대구대 감독과 포즈를 취했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2관왕 출신 고낙춘 대구대 감독이 홍효진의 스승이다. 애제자를 "특이한 독종"이라는 한마디로 평가했다. 피스트 밖에선 말수도 적고 낯가림도 심한 19세 여대생이다. 피스트에만 서면 '악바리'로 돌변한다. 고 감독은 "효진이는 투지가 좋고, 변칙기술에 능하다. 팔다리가 길고, 상대공격을 역습으로 받아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수비에서 피하면서 찌르는 기술은 아주 좋다. 최고수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막는 기술을 보완해야 한다. 공격기술도 좀더 다양하게 변화,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차세대 선두주자'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효진이는 승부욕이 정말 강하다. 매경기 혼신의 힘을 다한다. 손목 힘이 좋고, 남자 펜싱을 한다. 변칙기술에 능한 부분은 남자 플뢰레 최병철과 흡사하다"고 평가했다. "2년 정도 국가대표 생활을 통해 풍부한 대회 경험을 쌓는다면 틀림없이 정상급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홍효진은 펜싱명문 성남여중고 출신이다. 대한민국 여자펜싱 사상 첫 은메달리스트 남현희의 직속 후배다. 엄마가 되어 돌아온 '레전드' 선배와 태릉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평범하지만 행복한 펜싱선수가 되고 싶다"는 소박하지만 특별한 꿈을 지닌 선수다. 태극마크를 단 후, 그제서야 아주 살짝 욕심을 드러냈다. "세계대회에 나가 뛰어보는 게 꿈"이라며 웃었다.
남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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