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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액션 판타지 영화 '서복'(이용주 감독, STUDIO101·CJ엔터테인먼트 제작)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개봉 연기에 여러모로 타격을 입은 가운데 오는 4월 극장과 자사 OTT(Over-The-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동시 공개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이처럼 새로운 시도, 압도적 비주얼, 초호화 캐스팅까지 더한 '서복'은 지난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기대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코로나19를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12월 개봉을 결정하고 그해 10월 제작보고회 진행, 주연 배우 예능 홍보 등 마케팅을 이어갔지만 11월부터 확산된 코로나19 3차 대유행,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하면서 개봉을 포기해야만 했다. 밤 9시 이후 극장 영업 중단이라는 정부의 초강수 대책에 눈물을 머금고 개봉을 미루게 됐다.
순 제작비만 160억원이 투입된 '서복'은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총제작비 기준 손익분기점만 무려 400만명이다.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펼쳐온 마케팅으로 이미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서복'은 올해 상반기 무조건 개봉을 강행해야 하는 상황.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계속되면서 상반기 극장 개봉도 쉽지 않게 됐다. 결국 CJ엔터테인먼트는 극장과 함께 자사 OTT 플랫폼인 티빙과 동시 개봉을 논의하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
실제로 '서복'의 개봉 연기가 이뤄진 시점부터 영화계에서는 '서복'의 티빙행(行)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흘러나왔다. CJ엔터테인먼트는 자사 극장 체인점인 CGV가 있는 만큼 '승리호'(조성희 감독)처럼 넷플릭스에 판권을 쉽사리 넘길 수 없었다. 다른 국내 블록버스터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손실을 줄이고 의외의 흥행 성적을 거두면서 고민에 빠진 CJ엔터테인먼트는 티빙과 동시 개봉을 시도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모색에 나선 것.
24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승리호'가 넷플릭스 공개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 관객에게 많은 관심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한 사례와 디즈니, 워너브라더스가 자사 OTT 플랫폼을 통해 극장과 동시 개봉을 추진하면서 신작을 조금씩 선보인 사례를 모델로 삼은 CJ엔터테인먼트는 '서복'을 통해 조심스레 극장과 OTT 동시 개봉을 시도할 계획을 논의 중이다.
물론 이러한 '서복'의 선택이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서복'을 시작으로 이후 많은 국내 블록버스터가 OTT 플랫폼 공개로 편향되면 그야말로 극장 산업은 붕괴될 것이고 자사 극장 체인인 CGV 역시 더욱 큰 위기를 맞게 된다. 더불어 CGV를 제외한 다른 극장 체인인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서복'의 티빙 공개에 반발해 상영을 중단할 수도 있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 있는 '서복'의 OTT행. CJ엔터테인먼트 측은 2일 스포츠조선에 "아직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힌 상황. 과연 오는 4월 원칙대로 극장에서 관객을 만날지, 혹은 안방 1열에서 시청자를 만나게 될지 '서복'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이 복제인간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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