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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남자프로농구 고양 소노가 이변의 완승으로 '탈꼴찌'에 성공했다.
소노에게는 '탈꼴찌'의 운명이 걸린 경기였다. 최하위 서울 삼성에 1게임 차로 앞서 있던 소노는 이날 승리할 경우 18승35패로 최종전(8일) 결과와 상관없이 최하위를 면하게 된다. 삼성과 승률과 맞대결 전적(3승3패) 동률을 이루더라도 팀간 득실 공방률에서 6경기 평균 75.5점으로 삼성(70점)에 5.5점 앞서기 때문이다.
반면 정규리그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한 SK에겐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중이라 절체절명의 동기부여라 할 만한 게 없었다. 굳이 찾는다면, 최근 2연패를 했으니 우승팀 자존심이 조금 상했다는 것과 올 시즌 소노와의 맞대결 6전 전승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는 것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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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쿼터 시작부터 꼬인 SK의 예상 밖 열세는 전반 종료까지 이어졌다. 2쿼터에만 16득점에 그치는 대신, 29점을 더 내주며 무려 20점 차(43-63)로 전반을 마친 것. 소노 에이스 이정현이 3점슛 2개를 추가하는 등 전반까지 25득점을 하며 맹활약했고, 이근준과 켐바오도 외곽 포격에 가세했다. 전반을 마쳤을 때 소노의 3점슛 성공률은 53%(19개 시도-10개 성공)에 달할 정도였다. 가로채기(소노 9개, SK 3개)와 속공에 의한 득점(소노 15점, SK 4점)에서도 크게 압도하는 등 SK 특유의 장점인 '스피드 농구'를 지워버렸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기선을 완전히 제압당한 SK는 3쿼터 2분여 만에 46-70으로 24점 차까지 더 벌어졌다. SK가 올 시즌 하위팀에 이렇게까지 고전한 것은 처음이었다.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밀린 SK는 20점 이상 점수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한 채 3쿼터를 마치는 등 홈에서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너무 심하게 허를 찔렸기 때문일까. SK는 '4쿼터에 강하다'는 특유의 강점도 살리지 못했다. 이른바 '미친' 이정현의 내외곽 활약을 막지 못했고, 상대의 압박수비에 밀려 턴오버를 연발하는 등 전의마저 떨어진 분위기였다.
소노는 94-69로 앞선 2분21초 전, 34득점-5어시스트-4가로채기로 맹활약한 이정현을 벤치로 불러들이는 등 식스맨을 대거 투입하며 대승을 맞이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