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세브란스병원이 흑색종 신속 진료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화요일 오전 흑색종 환자만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시간을 마련해 대기기간을 줄이는 동시에 진료 후 1주 이내에는 치료를 시작한다.
세브란스병원은 흑색종 다학제진료 시스템도 강화한다. 재발과 전이를 막기 위해서는 병변 부위의 완전절제뿐 아니라, 림프절 생검 등을 통한 전이 부위 확인과 병기 설정, 수술 후 항암·방사선치료의 연계가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여러 과의 협의 진료가 필수다.
세브란스병원은 피부과를 중심으로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영상의학과, 안과, 이식외과, 유방외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등 여러 임상과가 최단 시간 안에 빈틈없이 필요한 모든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피부과에서 흑색종을 제거하고, 림프절 전이는 부위별 전문과에서 절제한다.
우수한 다학제진료로 신체를 보존하면서 일상생활을 누리고 있는 케이스가 많다. 태국에서 일하고 있는 김씨는 왼쪽 발바닥 점이 점차 커지는 것을 발견했지만 현지에서 병원을 찾기가 어려웠다. 갑자기 발바닥 병변에서 피가 나고 사타구니에서 덩어리가 만져지자 한국으로 돌아와 조직검사를 했고 악성흑색종이 다른 부위로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세브란스병원 흑색종클리닉을 찾은 환자는 모즈미세도식수술로 발을 완전히 보존하면서 발바닥의 흑색종을 제거했다. 모즈미세도식수술은 종양 경계를 중심으로 조직을 최소한 제거하고, 제거된 조직의 모든 경계부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남은 종양세포가 있는지 확인한 뒤 봉합하는 수술이다. 이후 환자는 이식외과에서 2차례 사타구니 림프절 절제술을 받았다. 이후 방사선종양학과에서 방사선치료, 종양내과에서 표적치료를 진행했다. 3년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재발 없이 일상을 보내고 있다.
미국모즈수술학회(American college of Mohs surgery)에서 공인받은 국내 유일한 피부외과의사 오병호 교수는 "흑색종은 중기에 이를수록 예후가 급격히 나빠지는 질환인 만큼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최근에는 손가락, 발가락의 기능을 보존하는데 초점을 맞춘 수술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다학제진료 시스템을 기반해야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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