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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분위기는 4년 전과 '천양지차'다. 반성은 보이지 않는다. 새 수뇌부가 들어선 지 반년여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책임지는 이가 없다. 조별리그에서 짐을 싼 아쉬운 결과는 전임 집행부의 책임 정도로 치부되고 있다. 반복된 실패는 전세계를 놀라게 한 '세계랭킹 1위' 독일을 꺾은 환희에 슬그머니 가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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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의 기본적인 구상에 공감한다. 다수는 '여론 무마용' 외국인 감독보다 4년 뒤 강호들과 당당하게 만들 수 있는 감독을 원하고 있다. 협회 사정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미 협회는 KAM에서 물색한 몇몇 외인 감독들의 프로필을 받아보고 퇴짜를 놓기도 했다. 협회는 거물급 명장 영입을 위해 주머니를 열어놓은 상태다.
물론 새 감독에게 4년이란 임기를 보장한다는 건 협회 입장에서 부담일 수 있다. 오는 9월 A매치부터 출항할 새 감독의 성적이 좋지 않고, 여론에 밀려 경질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면 잔여연봉을 지급해야 한다. 헛돈을 쓰게 되는 것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툭하면 A대표팀 감독이 바뀌는 건 시간 낭비다. 때문에 협회 수뇌부의 뚝심이 절실하다. 여론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축구는 항상 상승곡선을 그릴 수 없다. 때론 쓰라린 패배도 당할 수 있다. 한국축구에 색깔을 입히고 경기력을 향상시키려는 일관된 철학과 방향성만 있으면 된다. 단 하나, '슈틸리케 케이스' 재발방지를 위해 외국인 감독을 제어할 수 있는 조언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방패막이 아닌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카운터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이번만큼은 제대로 선임하고 밀고 나가야 한다. 행정 실패의 반복은 우연이 아니라 무능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