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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16]독일과 이탈리아, 누구를 더 걱정해야 하나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6-30 22:06


ⓒAFPBBNews = News1

역시 독일이었다.

'가장 쓸데 없는 것이 독일 걱정'이라더니 무난히 8강까지 입성했다. 오히려 토너먼트 들어서자 더욱 강해지는 모습이다. 16강에서 '다크호스' 슬로바키아를 3대0으로 제압한 독일에게 지금까지 가장 큰 적은 요아킴 뢰브 감독의 '손'이었다. 뢰브 감독은 경기 중 자신의 바지 속에 손을 넣고 냄새를 맡는 기행을 저지르다 팬들에 공식 사과했다. 뢰브 감독은 과거에도 겨드랑이 냄새를 맡고, 코를 판 손을 입에 갖다댄 적이 있는 기인이다. 다행히도 뢰브 감독의 기행과 지도력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역시 이탈리아였다.

역대 최악의 대표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탈리아는 강팀을 만나면 더욱 강해진다. 조별리그에서 '황금세대' 벨기에(2대0),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스웨덴(1대0)을 제압한 이탈리아는 16강에서 사상 첫 대회 3연패에 도전하던 스페인을 맞아 2대0 완승을 거뒀다. 이탈리아 상승세의 주역은 안토니오 콩테 감독의 '손'짓이다. 언제나 열정적인 그는 쉬지 않고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스페인전 이후 한 기자는 콩테 감독에게 "오늘 대체 몇 킬로미터를 뛴 건지 아는가"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어쩔 수 없다. 3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보르도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리는 독일과 이탈리아의 유로2016 8강전은 '미리 보는 결승전'이다.

지루했던 조별리그에 이어 16강도 아쉬움이 남았다. 아이슬란드, 웨일스 등 언더독들의 선전이 아니었다면 무미건조한 16강이 될 뻔 했다. 8강이라고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개최국' 프랑스는 매경기 극적인 승부로 '프랑스 극장'을 열고 있지만 아직까지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폴란드와 포르투갈은 양 국이 자랑하는 슈퍼스타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벨기에는 우승까지 가기에는 수비가 불안한 팀이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기대를 걸 것은 역시 '전통의 강호' 뿐이다.

단순히 전통의 강호라서만은 아니다.

독일, 이탈리아의 전력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안정적이다. 독일은 이번 대회 유일한 무실점 팀이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지키는 골문은 단단하며, 제롬 보아텡, 마츠 후멜스가 포진한 중앙수비도 견고하다.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측면 수비와 최전방 문제도 토너먼트 입성과 함께 해결했다. 조슈아 키미히가 오른쪽 윙백으로 자리를 잡으며 공수 밸런스를 찾았고, 마리오 고메즈가 제 몫을 하며 제로톱 대신 원톱 전술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이탈리아는 스리백을 기반으로 변화무쌍한 전술 변화를 보인다. 중심에는 콩테 감독이 있다. "가장 작은 디테일까지 모두 준비했다. 콩테는 모든 것을 말해줬다", 스페인전을 마친 뒤 아탈리아 미드필더 엠마누엘레 자케리니가 한 말은 콩테 감독의 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눈에 띄는 스타선수는 없지만 팀 이탈리아는 강하다. 한계에 다가가면 더욱 강해진다.


과연 누가 웃을까.

독일은 이번 경기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독일축구협회는 보너스까지 풀 예정이다. 그들 역시 이번에 승리한다면 유로2016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아는 듯 하다. 독일은 이탈리아만 만나면 작아졌다. 8승10무15패로 뒤졌다. 이탈리아는 악재를 만났다. '중앙 미드필더' 다니엘레 데로시와 티아구 모타가 모두 빠지는데 이어 주전 오른쪽 윙백인 안토니오 칸드레바도 출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콩테 감독의 손짓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걸어야 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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