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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벌어진 울산 현대-부산 아이파크의 K-리그 클래식 6라운드(0대0 무).
하지만 A대표팀에선 상황이 달랐다. 김승규가 급부상했다.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일군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동메달 신화를 달성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골문을 지켰던 정성룡의 독주를 견제했다. 지난해 8월 페루전에서 깜짝 선발 출전했다. K-리그에서 인정받은 김승규의 출중한 순발력은 대표팀에서도 발휘됐다. 하지만 탄탄해 보였던 김승규의 입지도 확고하지 않았다. 김승규는 1월 29일 미국 전지훈련 때 가진 멕시코와의 평가전(0대4 패) 이후 두 경기 연속 벤치에 앉았다.
브라질월드컵 주전 골키퍼 자리는 아직 미정이다. 클래식에서의 활약이 큰 영향을 미친다. 김승규와 이범영도 잘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경기는 라이벌의 자존심과 함께 A대표팀 주전 골키퍼의 향방을 가를 수 있었다. 결전을 앞두고 입심싸움이 먼저 벌어졌다. 이범영은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막다른 길목에서 만났다. 절대 물러서지 않을 작정이다. 한번 제대로 붙어보자"고 제안했다. 김승규 역시 "순발력 부분은 내가 더 좋게 평가받고 있다. 이길 자신이 있다"며 특유의 패기로 맞섰다.
정작 선수들의 입에선 겸손이 흘렀다. 김승규는 "경기 때마다 상대 골키퍼가 선방하면 자극받는 편이다. 범영이 형이 초반에 선방해서 자극을 받았다"고 밝혔다. A대표팀 경쟁에 대해서는 "경기 때는 신경 안쓰려고 한다. 팀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경쟁에 대한 큰 부담은 느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이범영은 책임감을 얘기했다. 그는 "A대표팀에 가고 싶은 마음과 가장이란 책임감,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책임감 등 복합적인 요소로 인해 경기력이 안정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냉정하게 따지면, 이범영은 A대표팀에서 세 번째 골키퍼다. 김진현(세레소 오사카)과 함께 세 번째 골키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주전은 베테랑 정성룡(수원)과 김승규의 몫이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고 있다. 이범영은 "정성룡과 김승규는 넘을 수 없는 벽은 아니다. 충분히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감독님께서 선택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조급함과 간절함보다 내 할 도리를 하고 있으면 좋은 위치에서 인정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김승규와 이범영의 불꽃튀는 경쟁과 정성룡의 건재, 홍명보호의 주전 수문장 싸움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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