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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 사령관' 기성용의 존재 가치, 브라질전이 답이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10-13 09:33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2일 오후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과 친선경기를 벌였다. 브라질 네이마르가 한국 기성용이 브라질 에르나네스의 태클에 걸리고 있다.
상암=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0.12/

원톱의 부재에 따른 공격력 약화, 무난했지만 집중력이 부족했던 수비진.

상대가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아쉬운점을 드러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브라질을 상대로 얻어낸 수확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홍명보 A대표팀의 고민 거리 중 하나 였던 중앙 미드필드진의 조합이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SNS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기성용(선덜랜드)의 복귀가 홍명보호의 허리를 든든하게 만들었다.

기성용이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 풀타임 활약했다. 그의 A매치에 출전한 것은 3월 26일 카타르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7개월 만이다. 그동안 기성용의 발탁을 두고 여론이 엇갈렸다. 최강희 전 A대표팀 감독에게 세 차례 사과를 했고, 최 감독도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이제 'SNS 논란'을 접고 경기에 집중하자는 여론이 생겨났다. 반면 기성용의 '사과 진정성'을 문제삼는 여론도 여전히 존재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기성용의 이름이 호명되자 관중들의 반응 역시 여론처럼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뜨거운 환호와 낯뜨거운 야유가 공존했다. 경기 중간중간 기성용이 공을 잡을 때마다 반응이 엇갈렸다.

그러나 단순히 경기력만으로 판단해보자. 기성용이 한국 대표팀에 꼭 필요한 존재일까. 브라질전이 답이었다.

한국영(쇼난)과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격한 기성용은 명불허전이었다. 기성용은 브라질 선수들에 밀리지 않는 볼 트래핑으로 중원에서 한국에 여유를 가져다 줬다. 수비를 전담하는 한국영과 달리 기성용은 공수 전반에 걸쳐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기성용의 진가는 수비보다 공격 전개에서 드러났다. 패스의 클래스가 달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90%'가 넘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 기성용의 패스 정확성이 브라질을 상대로도 통했다. 기성용은 브라질의 미드필드가 강하게 압박을 하자 볼 컨트롤 후 방향을 전환했다. 좌우 측면으로 열어주는 정확한 롱패스는 한국 공격의 시발점이 됐다. 이날 브라질전에서 가장 빼어난 플레이를 펼친 선수가 바로 기성용이다. 기성용의 대표팀 합류를 두고 엇갈린 여론도 그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듯 하다.

기성용은 한국 허리에 없어서는 안될 소금같은 존재였다. 왜 그가 필요한지 그라운드에서 스스로 실력으로 증명했다. 기성용의 파트너로 활약한 한국영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기성용-한국영 조합은 한국 허리에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경기를 마친 기성용은 "공격시 좀 더 볼을 소유할 수 있어야 한다. 가다듬어지지 않은 부분도 많다. 팀이 발전할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하겠다"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그러나 기성용과 호흡을 맞춘 한국영의 생각은 달랐다. "성용이형은 최고의 볼란치라고 생각한다. 함께 뛸 기회가 다음에 또 주어지면 성용이형이 돋보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뛰겠다." 선수도 인정하는 기성용의 클래스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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