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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은 끝났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에게 동아시안컵과 페루전은 '실험 무대'였다. A매치의 성적표는 3무1패, 단 한 골을 넣는데 그쳤고 2골을 실점했다. '옥석 가리기'의 첫 단추를 뀄다. 이제는 실전 점검이 포인트다.
포지션마다 거센 경쟁 바람이 불고 있다. 동아시안컵과 페루전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던 포백라인에도 정체는 없었다. '베테랑' 곽태휘(32·알샤밥)가 처음으로 홍명보호에 승선했다. 곽태휘는 최강희호의 주장이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공을 세웠다. 하지만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입지는 희미했다. 홍 감독은 2009년 이집트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홍정호(제주) 김영권(광저우 헝다) 황석호(히로시마)를 중심으로 진용을 완성했다. 홍명보호 1,2기 수비의 틀도 이들이 구축했다. 그러나 곽태휘의 가세가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홍 감독은 "곽태휘가 월드컵 진출에 있어서 주장 역할을 하며 큰 공헌을 했다. 기회를 주고 지켜보는게 당연하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것을 대표팀에서 얼마만큼 보여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대표팀에서의 활약을 존중해줘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선발했다"고 말했다. 신-구세대의 경쟁이다.
유럽파의 가세로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진에도 변화가 물결치고 있다. 윤일록 하대성 고요한(이상 FC서울) 박종우(부산) 이명주(포항) 한국영(쇼난 벨마레)등이 실험 무대를 통과, 생존했다. 잉글랜드 무대에서 맹활약 중인 이청용(볼턴)과 김보경(카디프시티)가 이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국내파 원톱 중에는 조동건(수원)이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 그러나 지동원(선덜랜드) 손흥민(레버쿠젠)의 벽을 넘어야 브라질행 티켓을 얻을 수 있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입지는 탄탄하다. 이승기(전북) 이근호(상주)가 호시탐탐 한 자리를 노리고 있다.
홍명보호 3기는 9월 2일 낮 12시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된다. 포지션 경쟁도 8일동안 치열하게 펼쳐진다. 홍 감독의 눈빛이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