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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의 아이콘' 홍명보 '그는 여전히 배고프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12-23 17:02 | 최종수정 2012-12-24 09:11



"나는 여전히 배고프다(I'm still hungry)."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에서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한 거스 히딩크 감독이 남긴 명언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먼 미래를 바라봤다. 히딩크 감독은 한-일월드컵 4강 진출로 한국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02년 당시 한국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제자 홍명보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 10년이 지난 2012년, 그는 스승 히딩크 감독처럼 여전히 배가 고프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2006년 독일월드컵을 통해 지도자로 국제무대에 데뷔한 홍 감독이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뒤로 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클럽 안지 마하치칼라행을 앞두고 있다. 정확히 얘기하면 지도자 연수다. 홍 감독은 "코치 합류라기보다 지도자 연수를 하는 과정이다. 팀의 코치처럼 모든 생활을 같이 하면서 클럽팀 지도를 경험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직 안지 구단에서 확답은 없어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홍 감독의 2013년은 안지 구단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홍 감독은 안지 구단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그의 축구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K-리그에서 J-리그로, 또 다시 미국무대로. 더 큰 장벽과 맞서 싸왔다. 현역 은퇴 이후 축구 행정가의 길을 걸었다. 2002년부터 홍명보 장학재단을 설립, 국민에게 받은 사랑을 되돌려 주려 노력했다. 축구 꿈나무들을 적극 지원했고, 2003년부터 자선경기를 열어 소외계층을 후원했다.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보통 감독을 역임한 이후 코치로 새 출발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홍 감독은 다시 코치로 나선다. 달라진 건 그 무대가 해외라는 점. 언어 장벽도, 도전에 대한 두려움도 배움에 대한 열망을 가로막지 못했다. 홍 감독은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것으로 계속 감독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아직도 지도자로 모자란 부분이 많다. 현재 배운 것만으로 팀을 지도한다면 현실에 안주하게 된다. 제자리에 멈추는 것보다 기회가 왔을 때 도전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홍 감독이 몸담게 될 안지에는 에토오, 디아라, 지르코프 등 유럽 정상급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19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리그 2위다. 유로파리그에서 32강에 진출해있다. 이런 부분들이 복합적으로 홍 감독의 마음을 끌어 당겼다. "유럽 클럽대항전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은 몇명 있지만 지도자로 선 사람은 없다. 이런 큰 대회를 경험하는 것이 나에게 큰 자산이 될 것 같다"면서 "히딩크 감독이 리그와 유로파리그를 어떻게 병행하는지, 또 어떤 과정을 통해 선수단을 훈련시키고 경기를 준비하는 지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며 구체적인 목표를 밝혔다.


안지행이 확정되면 홍 감독은 내년 1월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안지 구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러시아리그가 끝나는 5월이면 홍 감독은 또 다시 거취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구체적인 밑그림은 없다. "안지 구단에 계속 있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해외에서 감독 생활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꿈은 언제나 그의 머릿 속에 가득차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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