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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A대표팀(57)이 그동안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포스트 박지성' 역할을 누구에게 맡길지였다. 1월 카타르아시안컵을 끝으로 박지성(30·맨유)이 A대표팀을 떠난 뒤부터 여러 선수를 시험했지만,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했다. 머리만 더욱 복잡해졌다.
주장 완장 뿐만 아니라 기량적인 측면에서도 박지성을 닮아가고 있다. 리더십도 마찬가지다. 주장이 된 뒤부터 부쩍 책임감이 늘었던 박주영은 아스널 이적 후 더욱 성숙한 모습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팀에서 뛴다는 자부심과 책임감, 여유가 A대표팀에서의 긍정적인 리더십을 만들어 냈다. 한-일전 뒤 잔뜩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해 레바논전 대승에 일조했다.
포지션적인 부분에서는 박주영이 '포스트 박지성'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아스널에서 부여받게 될 포지션과 임무에 따라 자연스럽게 플레이 스타일도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대표팀에서도 또 다른 측면 요원이 발굴된다면 본래의 자리인 중앙으로 이동할 여지가 남아 있다.
하지만, 그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측면에서의 활약도 가능성이 확인된데다 원톱 자리에 포진한 지동원(20·선덜랜드)의 성장세에 따라 왼쪽 측면 자리에 고정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조 감독의 '포스트 박지성'에 대한 고민은 해소될 수 있다. 리더십 부분도 남은 3차예선과 최종예선을 통해 검증을 더 거쳐야 하지만, 현재까지는 합격점을 줄 만하다. 시간이 지나면 박지성의 '맨유 리더십'과 견줄 만한 '아스널 리더십'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쿠웨이트시티=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