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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삼성과 넥센 '보이지 않는 아킬레스건 전쟁'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11-11 11:28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이 8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9회초 무사 넥센 한현희가 김태완과 박한이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후 강판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1.08/

8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과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8회말 1사서 넥센 박헌도에게 좌중월 솔로홈런을 허용한 삼성 차우찬이 아쉬워하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sun.com / 2014.11.08.

3승2패 삼성의 우위. 넥센은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다. 특히 3, 5차전은 뼈아팠다.

결국 삼성이 한 발 앞서있다. 넥센과의 가장 큰 차이가 뭘까. 하지만 승부를 가른 결정적 요소. 보이지 않는 아킬레스건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내야수비에 의해 갈릴 것 같다"고 했다. 삼성이 홈으로 쓰는 대구나, 넥센이 홈으로 쓰는 목동이 쓰는 인조잔디와 달리 잠실은 천연잔디에 의한 불규칙 바운드가 심한 상태.

더욱 불안한 쪽은 넥센이었다. 류 감독은 잠실 야구장의 상태 뿐만 아니라 이런 부분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

강정호와 서건창의 내야수비는 수준급이다. 하지만 이미 둘은 실책을 저질렀던 상태였다. 수비 기능의 문제라기보다 한국시리즈라는 특수성이 가져온 결과. 결국은 5차전이 패한 뒤 염 감독이 말했던 "경험의 차이"다.

넥센은 감추고 싶었던 아킬레스건을 보여줬다. 3, 5차전 강정호의 뼈아픈 실책이 나왔다. 여기에 또 하나. 가뜩이나 많지 않은 필승계투조 중 한현희가 믿을 수 없는 카드가 돼 버렸다. 3차전에서 ⅓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던 그는 4차전에서도 2실점하며 자신감을 많이 잃어버린 모습. 넥센의 약점 중 하나는 필승계투조 중 조상우 한현희 등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선수가 많다는 점이다. 결국 이들이 단기적인 슬럼프에 빠지면 넥센 입장에서는 매우 좋지 않다. 구위나 기량에는 문제가 없지만, 살 떨리는 1점 승부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이 현격히 떨어진다. 결국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조상우 손승락이 7회부터 책임져야만 했다.

즉, 넥센은 내야수비 불안이라는 시한폭탄과 함께 너무나 한정적인 필승계투조밖에 쓸 수 없는 상황šœ 보이지 않는 아킬레스건이 패배 과정에서 모두 드러난 셈이다.

그렇다면 삼성은 그런 약점이 없을까. 마무리 임창용을 보자. 시즌 막판 현저하게 떨어진 구위로 여러차례 블론세이브를 했던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구위를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3차전 9회에 등판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의 정확한 위력은 알 수 없다. 절체절명의 1점 차 승부에서 등판했을 때, 그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삼성 입장에서는 마무리 임창용은 여전히 의문부호로 남아있다.


삼성 타선은 매우 좋지 않다. 넥센의 투수들의 역투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삼성 타선은 많이 약하다. 특히 하위타선은 쉬어가는 경우가 많다. 5차전 9번 김상수가 2안타를 기록했지만, 그렇다. 손가락 부상으로 타격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박해민을 7번 타자 자리에 넣을 수밖에 없는 이유. 중견수 수비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대타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박석민의 끝없는 부진에도 기용할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믿음의 야구'를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믿을 수밖에 없는 야구'를 한다. 때문에 투수력이 매우 중요하다.

오승환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삼성 필승계투조 중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는 안지만이다. 하지만 차우찬 권 혁 심창민 등은 1점 승부에서 온전히 믿을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롱 릴리프와 필승계투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차우찬은 1차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허용했다. 결국 현 시점에서 냉정하게 평가하면 삼성의 필승계투조는 넥센보다 양은 풍부하지만, 질에서 앞서 있는 것은 아니다.

두 팀의 '보이지 않는 아킬레스건'. 넥센은 이미 드러났고, 삼성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넥센이 삼성의 숨어있는 약점을 공략할 수 있을 지, 삼성이 또다시 넥센의 아픈 부위를 건드릴 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는 그래야 한다는 점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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