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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단단인 줄 몰랐다는 댓글을 봤어요. 그게 너무 좋았어요. 이런 인물도 보여줄 수 있으니까. 저도 폭넓게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 되게 감사한 작품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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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용품 방문 판매라는 소재가 파격적이라 눈길을 끈다. 이세희 또한 "소재가 주는 신선함 때문에 대본을 읽기 전부터 기대했다. 성인용품이 유쾌하게 표현됐다"라며 "다양한 용품들을 몰라서 더 재밌었다. 막 처음에 검색해 보니, 후기들이 되게 상세하더라. 그걸 보면서 이 지금 시대 사람들은 이걸 즐기고 잘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나쁜 게 아니라, 즐거움 주는 용품들인데 왜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지'라고 생각했다. 드라마 이후 성인용품 매출이 2~30% 올랐다더라. 이게 드라마로 그치지 않고, 경험으로까지 올라가니 화두거리를 던질 수 있어서 좋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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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리는 풍파를 다 겪은 사람이다. 나머지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고 깨닫게 하는 바가 있어서, 자기 확신을 가지려고 했다. 행동 하나하나 할 때, 의도를 가지고 당차게 하자고 설정했다. 이세희로는 소심한 부분이 있는데 주리 대사들이 통쾌하더라. 그래서 지금은 주리를 하기 전보다는 확신을 가지고 얘기하고 있다."
작품 배경이 1992년대라는 점에서 미용실을 홀로 운영하는 이주리 캐릭터를 따로 연구하기도 했다. 이세희는 "사람 사는 거 비슷하지만, 그래도 그 시절 분위기라는 게 있지 않느냐. 90년대에 애를 키우면서 미용실을 하는 사람을 찾아가보자 했다. 오래된 미용실이 있더라. 그분들께 인터뷰를 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문전박대도 당하고 그랬다. 그래도 너무 감사하게도 단단이로 알아봐 주셔서 인터뷰도 했다. 다 설명해 주셔서, 그때 얘기들을 참고했다. 애 키우면서 일하는 시스템이 그때는 어려운데, 서로 품앗이처럼 애 봐주고 업고 일하고 그랬더라. 너무 따뜻한 시절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나 미혼모 역할에 부담을 느낄 만도 하다. 그러나 이세희는 "미혼모인 적도 없고 아이도 낳아본 경험도 없다 보니, 어머니들의 깊은 상황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겠느냐. 그래도 주리는 아들만 보는 캐릭터는 아니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을 주려면, 자신도 사랑해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리는 그런 인물이었다. 미혼모 부담보다는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에 대해서만 생각하자고 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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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자신의 포지션에 대해서는 "따로 막 노력을 한 것은 아니고, 배우로 존경하는 언니들과 같이 할 수 있어서, 계속 다가가고 싶었다. 간식도 챙겨가고 그랬다. 그걸 되게 예쁘게 봐주시더라. 작은 것 하나하나도 고맙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사실 이세희는 네 자매 중 셋째 딸로, 여자들 간 생활에 익숙하다고. "제가 거기다 여고도 나오고, 전공도 치위생과라서, 여자들이랑 있는 게 익숙하고 편하다"라며 "특히 언니들을 워낙 좋아한다. 동생들이랑 있는 거보다는 언니들을 좋아한다. 동생들은 제가 다가가는 걸 부담스러워할 수 있는데, 제가 하는 것을 언니들이 예쁘게 봐주셔서 더 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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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이번 드라마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는 "희망찬 메시지를 준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편견이 오더라도, 날아올라서 넘어가면 된다는 대사가 있다. 시대 불문하고, 어느 세대라도, 계속 편견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거기서도 그 사람들이 정의 내리는 나보다는, 내가 어떻게 정의 내리는 게 중요하더라. 그런 메시지를 주는 작품이라 생각해,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