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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윤지혜 "촬영장=고통, 감독 무능력" 폭로…'호흡' 측 "오늘(16일) 입장 발표"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19-12-16 11:17 | 최종수정 2019-12-16 11:33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윤지혜가 개봉을 앞둔 영화 '호흡'(감독 권만기)의 촬영 현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호흡' 측은 오늘(16일)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윤지혜는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 "아직까지도 회복되지 않는 끔찍한 경험들에 대해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 털어놓으려 한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윤지혜는 '호흡'의 촬영에 대해 "비정상적인 구조로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호흡'은 한국영화아카데미 KAFA가 제작한 영화로 제작비 7천만 원대의 초저예산 작품. 그는 "이 기관에서 만들어낸 작품들 중 꽤 좋게 본 영화가 있었기에 연기 자체에만 몰두해서 열심히 하고 싶었다"며 영화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감독에게 이런 대본 써줘서 고맙다고 큰절도 했다. 그래서인지 감독은 상당히 뿌듯했나 보다"며 "하지만 내가 선택한 연기 욕심은 경솔했던 후회가 되어버렸다"고 토로했다.

윤지혜는 "내가 맡은 캐릭터는 끊임없이 밑도 끝도 없는 죄의식을 강요받는 캐릭터였고, 무겁게 짓눌려 있어야 했기에 최대한 감정을 유지해야만 했다"며 "캐릭터의 스트레스는 연기하는 배우에게는 행복한 스트레스일지도 모르지만 점점 현장 자체가 고통이 되어갔다"고 밝혔다.


윤지혜는 당시 촬영장의 분위기를 '엉망진창'이었다고 표현했다. 그에 따르면 권만기 감독이 컷은 안 하고 모니터 감상만 하던 탓에 자신은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주행 중인 차에서 도로로 하차해야 했으며, 지하철에서는 도둑 촬영을 하다가 쫓겨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부 스태프들의 부주의로 연기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토로하며 "전혀 방향성도 컨트롤도 없는 연기하기가 민망해지는 주인 없는 현장이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촬영장에서 보인 권만기 감독의 태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그 속에서도 레디 액션은 계속 외쳤다. 그거 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는지. 액션만 외치면 뿅 하고 배우가 나와 장면이 만들어지는 게 연출이라고 KAFA에서 가르쳤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욕심만 많고 능력은 없지만 자존심만 있는 아마추어와의 작업이, 그것도 이런 캐릭터 연기를 그 속에서 해야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인지,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뼈저리게 느꼈다"며 "마지막 촬영 날에는 어떠한 보람도 추억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고 밝혔다.


영화 촬영 후 2년이 지났음에도 촬영장에서 겪은 일에 대한 기억이 나지지 않았다는 그는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도 동요하지 않으려 했지만, 마케팅에 사용된 영화와 전혀 무관한 사진들을 보고 다시 한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되었다"고 털어놨다.


개봉을 앞두고 영화 홍보에 사용된 자신의 사진을 두고 "어떻게라도 하지 않으면 너무 마음이 힘드니 실없이 장난치며 웃었던 표정을 포착해 현장이 밝았다니요?"라며 "내가 쥐어 짜낸 '정주'가 범죄에 동참할 때 웃었다는 부족한 설정으로 온갖 죄책감을 뒤지어 씌우더니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웃고 찍힌 사진 하나로 내가 겪은 모든 고통이 괜찮아질 것 같냐"며 분개했다.

윤지혜는 '호흡'에 대해 "'불행 포르노'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도 당하기 싫다. 애정을 가지고 참여한 작품에 너무 가혹한 상처들만 남았고, 내가 느낀 실체를 호소하고 싶고, 다른 배우들에게도 KAFA와의 작업의 문제점을 경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후 윤지혜는 15일 2차 글을 게재하며 "현장에서 내가 가장 연장자였고, 가장 오래된 경력자였다. 주연배우로서, 선배로서 참여했던 분들에게 보다 나은 해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그럴 여유를 갖지 못하고 이렇게 스스로 무너지고 말아 참여하신 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 단편만 보고 이 상황에 대해 판단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최소한의 세팅이 이루어지지 못한 현장에서 그 모든 결과의 책임은 최전방에 노출된 배우가 다 짊어져야 하게 되는 것이고, 가중된 스트레스는 내게는 극심한 고통의 현장이 됐다"며 "개인적인 고통으로 토로한 것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의 격려를 받게 되어 송구하다"고 전했다.

윤지혜의 폭로에 대해 영화사 측은 "윤지혜의 문제 제기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16일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윤지혜가 지적한 홍보 마케팅에 대해 "홍보 권한은 KAFA가 가지고 있다. 윤지혜가 언급한 사진은 요청에 따라 삭제했다. 심지어 SNS 문구까지 수정을 요청해서 바꾼 상태"라고 설명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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