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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로 거리예술의 새 역사를 쓰다, 포스댄스컴퍼니 오해룡 대표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9-12-08 13:28


◇우리 소재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퍼레이드 퍼포먼스 '도깨비'. 지난해와 올해 국내 거리축제의 단연 화제작이다. 사진제공=포스댄스컴퍼니

요즘 국내 공연계에서 새롭게 뜨는 장르가 하나 있다. 바로 퍼레이드 퍼포먼스다. 퍼레이드 퍼포먼스는 거리예술의 하나로 길거리를 행진하며 무용, 노래, 서커스, 치어리딩, 무술 등 다양한 장르의 융복합 공연을 펼치는 것을 뜻한다. 최근 원주댄싱카니발을 비롯해 서울과 지역 곳곳에서 축제가 활성화되면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퍼레이드퍼포먼스에서 현재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가 있다. 바로 포스댄스컴퍼니 오해룡 대표(40)다.

오대표는 전북 부안예술회관 상주단체인 포스댄스컴퍼니와 우석대태권도시범단의 합동 작품인 '도깨비'로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원주댄싱카니발과 대구컬러풀축제에서 1등을 거머쥐었고, 서울 노원탈축제에서도 2등상을 차지했다. 지난 2월엔 한국을 대표해 싱가포르의 칭게이 축제에 참가했다. 올해 전국 곳곳에서 총 50여 회 공연을 펼쳤다. 대단한 성과다.


◇포스댄스컴퍼니 오해룡 대표
"도깨비는 장난기가 많아 친숙한데다 형광 이미지 등 화려한 색채감도 가능합니다. 비보이와 발레, 현대무용 등을 염두에 두다 태권도가 떠올랐어요. 태권도와 각종 무용을 결합시키면 가능성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2016년부터 자료를 수집하고 스토리라인과 안무를 구상해 2018년 첫선을 보였다. 타이밍도 기막히게 좋았다. 원주댄싱카니발이 전국적으로 시선을 모으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패턴의 퍼레이드 경연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설 곳'이 생긴 것이었다.

오대표가 인생을 걸고 만든 '도깨비'는 다양한 장르의 단원들의 기량이 하나로 모여 완성된 작품이다. 퍼레이드 퍼포먼스의 정석인 도입-상승-클라이맥스의 3단계 구성에 따라 최소에서 최다로, 작은 세트에서 큰 세트로, 느린 타악에서 빠른 타악과 웅장한 아리랑 합창으로 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이 모은 것을 5분안에 역동적으로 담아낸다.


◇지난 10월 서울 노원탈축제에 참가해 열연을 펼치고 있는 장면.
"어릴 때부터 춤이 좋았어요. 고교시절 고향 남원의 춘향예술회관 근처 거리에서 서태지와 아이들과 인기스타들의 춤을 따라했죠. 지금이야 거리 댄서지만 당시엔 사람들이 비행청소년쯤으로 바라봤죠(웃음)"

춤을 인생의 항로로 삼고 우석대 무용과에 들어가 발레를 전공했다. 발레에 빠져 10년을 살다 20대 후반 신선호 뮤지컬 안무가에게 3년간 재즈 댄스를 배웠다. 그 뒤 '큰 물'을 경험하고 싶어 미국으로 건너가 LA 엣지 아트퍼포밍센터에 6개월간 수학했다. 이 과정에서 스트리트댄싱과 순수예술이 그의 몸 안에서 하나가 됐다. 그러다 라스베가스에서 '태양의 서커스'와 '디즈니랜드 퍼레이드'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거다, 이런 걸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2007년 귀국해 전주에서 포스댄스컴퍼니를 창단했다. 현대무용과 발레, 비보이댄스 등을 엮어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리랑', '계양할미설화 퍼레이드', '복 퍼레이드', '수산물 퍼레이드' 등을 차례로 선보이며 차근차근 내공을 쌓아왔다. 이런 작품들이 있었기에 '도깨비'의 탄생이 가능했다.

"거리 퍼레이드는 열린 예술입니다. 어떤 장르도 수용할 수 있고 그것들이 서로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에너지와 상상력이 매력입니다."

직접 배우로도 출연하는 오대표는 관객 만나는 게 정말 보람있다고 말한다. 관객들의 동공이 커지면서 빠져드는 얼굴을 보면 한없이 희열을 느낀다,

"아직 퍼레이드를 붐업시켜야 하는 단계라 쇼적인 면이 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퍼레이드가 이런 거구나, 우리 소재 퍼레이드가 재미있구나를 알리는 게 당면 목표입니다. 하지만 스토리를 정교화하고 다양한 테크놀로지도 가미시켜 할 큰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오대표는 우리 전통의 함(函)을 소재로 한 신작을 구상중이다. 보석함, 결혼함, 나전칠기 등에서 한국적 스토리를 끄집어낼 작정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중국과 일본의 축제에도 참가해 한국 거리퍼포먼스의 힘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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