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안방 나들이가 뜸했던 20대 톱배우 3인방이 돌아온다. 10월엔 이민호, 11월엔 장근석, 12월엔 김수현이 신작 드라마를 선보인다. 국내 시청자들은 물론이고 해외 팬들도 술렁이게 할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방송 시기가 서로 조금씩 맞물리게 된 세 배우에겐 자존심이 걸린 치열한 경쟁이 될 듯하다.
첫 스타트는 이민호가 끊었다. 이민호는 9일 첫 방송된 SBS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하 상속자들)을 수목극 2위에 올려놓으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난해 방영된 SBS '신의'가 기대와 달리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던 터라 '상속자들'에 거는 기대감이 더 크다. '상속자들'은 부유층 고교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작품. 이민호는 대한민국 상위 0.1%의 그룹상속자 김탄 역을 맡았다. 이민호를 스타덤에 올린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가 연상되는 캐릭터지만, 이민호는 구준표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이미지 반복에 대한 우려를 씻었다. 화려한 외모 뒤에 사생아라는 아픔과 이복 형제와의 갈등을 숨긴 김탄 캐릭터는 한층 성숙해진 이민호의 연기력 덕분에 입체적으로 살아났다. 방송 후에 쏟아진 이민호에 대한 찬사를 보면 구준표 신드롬에 이어 '김탄 신드롬'이 일어날 조짐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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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석도 시청자들의 기대감 속에 복귀를 준비 중이다. 장근석은 KBS2 '비밀' 후속으로 11월 방송되는 '예쁜 남자'에 출연한다. KBS2 '사랑비' 이후 1년 6개월 만의 안방 복귀. 천계영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예쁜 남자'는 예쁜 얼굴과 타고난 감각으로 여자들의 마음을 훔치고 살아가는 독고마테가 10명의 여자들을 통해 돈, 명성, 인맥, 힘, 정보 등 성공의 요소를 뛰어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랑이라는 것을 깨우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예쁜 남자'라는 제목에서부터 장근석의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진다. 그야말로 맞춤형 캐스팅인 셈. 그러나 장근석에겐 그 이미지가 숙제이기도 하다. 아시아 지역에 신드롬을 일으킨 '미남이시네요'의 황태경 캐릭터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 구준표를 지워버린 '상속자들'의 이민호처럼, 황태경을 넘어선 '예쁜 남자' 장근석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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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차례는 김수현이다. 김수현이 출연하는 SBS '별에서 온 남자'는 12월 방송된다. 서로 다른 행성에서 온 두 남녀가 서로에 대한 불통과 오해와 위기를 넘어서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영화 '도둑들'에 이어 전지현과 두번째 호흡을 맞춘다. 김수현은 400년 전 외계에서 조선에 온 후 현재까지 살아가고 있는 신비의 남자 도민준 역을 맡았고, 14년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전지현은 국민 여배우 천송이 역을 맡았다. 지난해 시청률 40%를 돌파한 MBC '해를 품은 달'과 1000만 영화 '도둑들', 약 700만 관객을 동원한 '은밀하게 위대하게'까지 연타석 홈런을 날린 김수현의 흥행세가 무섭다. 더구나 이번 드라마에서는 국민드라마 반열에 오른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박지은 작가와 메이드 드라마로 호평을 받은 '뿌리깊은 나무'의 장태유 PD까지 가세했다. 박 작가와 장 PD는 '연기대상 제조기'라는 수식어도 갖고 있다.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라인업이다. '해를 품은 달'의 해외 방영 이후 차세대 한류스타로 인기 급상승 중인 김수현에게 '별에서 온 남자'는 또 한번 도약대가 될 듯하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