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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부진을 겪고 있는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가 고심 끝에 '새 가수 선발전'이라는 반전 카드를 들고 나왔다.
실제로 '나가수'는 시즌 1의 임재범, 박정현, 이소라, YB, 김범수, 인순이 등에 이어 시즌 2에서도 이은미, 한영애, 김건모 등 가요계 거물들을 한 무대에 세우고, 스스로 '신들의 축제'라 자부했다. 아무나 설 수 없는 무대. 최정상급 가수들의 경연. 이것이 '나가수'를 지탱해준 정체성이었다. 시즌 2에 김건모를 섭외하기 위해 김영희 PD가 김건모의 콘서트 현장에까지 찾아갔다는 이야기도 '나가수'의 신성함을 강화했다. 제작진이 삼고초려 하면서까지 '모시고 싶은 무대'라는 인식을 시청자들에게 심어줬기 때문이다. 대중들에게 낯선 CCM가수 소향이나 팝페라가수 카이가 새로 투입됐을 때도 그들이 상당한 실력자라고 시청자들이 믿어줬던 것 또한 '나가수'의 엄격함을 잘 알고 있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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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오디션이나 다름없는 '새 가수 선발전'은 경연의 부담감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스럽다. '나가수2'는 조별 예선을 통해 상위권과 하위권을 나누고, 하위권끼리의 경연을 통해 탈락자를 가린다. 상위권 경연을 통해 이달의 가수가 선정되면, 12월에 이들이 모여 '올해의 가수전'을 치른다. 일등부터 꼴찌까지 순위를 매기는 것 못지않게 경쟁구도가 치밀하게 조직화돼 있어 압박감이 심하다. 그런데 이젠 무대에 서기 위해, 1차 서류 평가와 2차 실기 평가로 이어지는 '자격 심사'까지 치러야 한다. 시청자들이 느낄 피로감이 한층 두터워졌다.
기존의 정상급 가수들과 새 가수들이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느냐도 문제다. '신'이란 자격이 부여된 김건모, 이영현, 서문탁, 박상민, 김연우, 정엽 등 기존의 출연진의 경우, 오디션을 통해 올라온 새 가수들과의 경쟁 자체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수 있다. 여기에 순위 경쟁에서 밀리기라도 한다면 그 타격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나가수2'는 5월 초 출범 이후 다양한 변화를 모색해 왔지만 시청률은 5~6%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카스텐이란 스타를 만들어내며 반짝 화제몰이를 하기도 했다. 새 가수 선발전이 국카스텐처럼 '신의 한수'로 작용할지 아니면 '악수'로 작용할지 아직은 미지수다. 그러나 '나가수2'가 더 이상 '신들의 축제'로 불릴 수 없게 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