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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의 남자'의 마지막회는 말 그대로 뼈아프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 달 18일 이후 줄곧 지켜오던 1위 자리를 마지막회에 빼앗겼기 때문이다. '소름끼칠 정도'라는 스토리라인과 엄태웅 등 주연배우들의 호연이 있었기에 마지막회의 왕좌 수성 실패는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3일 19회 방송에서는 방송사고까지 내며 시청자들의 외면을 자초했다. 이날 오후 10시 55분께 갑자기 방송이 중단되며 화면 하단 자막으로 '본 방송사의 사정으로 19회를 마치고 내일 이 시간에 마지막회가 방송됩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라고 알렸다. 편집본 전달과정이 지연돼 방송이 중단된 것, 이같은 사고에 대해 KBS의 한 관계자는 "파업 중이 아니라면 이같은 방송 사고는 징계감이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번 사고를 책임지는 사람조차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동공연기'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열연을 펼친 엄태웅은 온몸과 혼을 내던지는 연기력과 특유의 성실성으로 매회 안방극장 팬들의 가슴을 사로잡으며 "그가 왜 '엄포스'로 통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다른 배우들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호연을 펼쳤다. 그래서 '옥탑방 왕세자'에게 빼앗긴 마지막회 시청률 1위는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