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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의 상승세가 도드라진다. 호평 속 입소문을 타니 시청률도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다. 지난 8월 7일엔 14.7%의 코너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을 기록, '난공불락'이었던 MBC <일밤-나는 가수다>(11.5%)를 3.2% 포인트나 앞섰다. 한 주 뒤인 14일엔 13.9%의 시청률로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2010년 7월 첫 방송 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야금야금' 시청자들을 유혹한 인기 비결을 모아봤다.
이다정 기자 anbi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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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세 배에 가까운 시청률을 만들어낸 가장 큰 원인은 제작진의 진화다. 비판 여론을 달게 받아들이고 '멤버들이 뛴다는 것' 외에 모든 형식을 파괴했다. 현재의 '런닝맨'은 매주 게임을 바꿔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는 중. 마지막까지 이름표를 뜯기지 않는 사람이 우승하는 단순한 형태부터(런닝맨 최강자전), 여왕의 발이 땅에 닿지 않도록 끝까지 지키기(여왕벌 레이스), 팀별 보스를 추리해 이름표를 떼되, 보스가 아닌 팀원의 이름표를 뗀 경우 본인이 탈락하기(보스를 지켜라) 등 나날이 변주한다. 별도의 장치 없이 야외에서의 추격전이 대부분이라 실생활에서도 '런닝맨 놀이'가 응용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병풍' 노릇을 했던 게스트들도 점차 역할을 잡아가면서 재미를 증폭시켰다. 야인 최민수는 등 뒤에 달린 숫자의 순서대로 멤버들을 불시에 덮치는 '런닝맨 헌팅'으로 공포를 극대화했다(경주 레이스 1탄). 김현중은 멤버 하하를 스파이로 지목해 나머지 멤버 전원을 아웃시키는 방법으로 분량을 '쏠쏠히' 확보(런닝맨 내부의 적). 신세경은 목적지까지 빨리 찾아가는 팀 미션에서 반칙이 난무하자 욱하는 성질을 참지 못할 정도로 미션에 몰입해 색다른 매력을 풍겼다(제주 레이스 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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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수지를 힘겹게(?) 업은 남학생 하하는 "네가 무거워서가 아니야, 내가 힘이 없어서야"라는 말을 반복하다, 시간이 지나자 "네가 무거운 거야"라며 본색을 드러낸다(짝꿍 레이스 1탄). 달콤한 장면으로 시청자를 설레게 하면서도 결국엔 예능의 본분에 충실한 것이다.
조효진 PD는 "유재석의 전체적인 조율 및 PD와의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프로그램을 다지는 데 큰 몫을 했다"고 공을 돌렸다. "'X맨' '패밀리가 떴다' 등 다양한 버라이어티를 연출해봤지만 작가들과 이렇게 매일 회의를 하는 일은 처음"이라는 그는 "액티브한 게임쇼를 만들기 위해 살인적인 스케줄 속에서 보다 특이하고 색다른 소재를 발굴하려고 노력 중이다. 앞으로 더욱 재미있는 방송으로 관심에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런닝맨' 멤버별 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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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에 속성 입문하고 싶다면, 추천편 BEST 3
종합병원 편(2011.4.10)
유재석이 멤버들 몰래 전원을 아웃시켜야 하는 미션. 멤버들의 이름표에 물총을 쏴야 하는 스릴 넘치는 미션으로 한 편의 '유느님 원맨쇼' 완성.
방콕 레이스 편(2011. 7.3/10)
태국 방콕과 파타야에서 펼쳐진 추격전. 미션 진행을 통해 태국의 볼거리, 먹을거리를 대리 만족하는 효과. 게스트 닉쿤도 알지 못했던 방콕에서의 마지막 미션 장소는 닉쿤의 집.
짝꿍 레이스 편(2011.8.7)
여고생 아이돌과 추억의 학창 시절 놀이로 진행된 짝꿍 미션. '공포의 숨바꼭질'에서는 술래 개리의 레전드급 활약. 방송 종료 1분 전 상큼이들이 큰누님으로 변하는 대반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