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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이겨야 해요."
김단비가 한채진의 이름을 언급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 한채진은 지난 시즌까지 BNK의 전신인 OK저축은행에서 뛰었다. 그 전에는 OK저축은행의 전신인 금호생명과 KDB생명에서 활약했다. 한때 팀에서 주장도 맡았다. 하지만 BNK 창단 뒤 한채진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 형태로 팀을 떠나게 됐다. 한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신한은행으로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후배들은 새 도전에 나선 '맏언니'를 위해 승리로 힘을 불어넣어주고 싶었던 것이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1쿼터 초반 상대에 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밀렸다. 이때 집중력을 발휘한 것은 한채진이었다. 그는 노련한 플레이로 공격 기회를 만들며 분위기 전환에 앞장섰다. 뜨거운 손끝도 자랑했다. 선발 출전한 한채진은 40분 내내 코트를 누비며 19점-5리바운드-4스틸을 기록했다. 특히 상대의 추격이 거세던 4쿼터 막판에는 '쐐기' 3점포를 꽂아 넣으며 팀의 73대68 승리에 앞장섰다.
그는 "이기려는 욕심 때문에 경기를 어렵게 푼 것 같다. 하지만 동생들이 잘 해준 덕분에 승리했다. 우리가 2라운드에 분위기를 타려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승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실제로 후배들은 '맏언니'를 위해 이를 악물고 뛰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김단비는 이날 올 시즌 처음으로 30분을 소화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한채진은 "선수들이 나를 위해 뛰는 것이 느껴졌다. 다들 '이기자'고 말했다. 그게 고마웠다. 주변에서 내게 '경기장에서 웃는 거 처음 본다'고 한다. 원래 포커페이스다. 하지만 요즘에는 애들과 맞춰 얘기하다보니 즐거워서 그런 것 같다. 신한은행에서 잘 적응하면서 행복하게 농구하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부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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