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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모비스 챔프전 마지막 화두, 리바운드 싸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4-07 09:00


6일 오후 울산 동천실내체육관에서 2013-2014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4차전 LG와 모비스의 경기가 열렸다. LG 제퍼슨(오른쪽)이 모비스 벤슨과 루즈볼을 다투고 있다.
울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4.06.

38-27. 6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 피버스와 LG 세이커스와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 양팀의 리바운드 기록이다. 모비스가 월등히 앞섰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에서 압도를 했다. 14-4였다. 수비 리바운드는 24-23 모비스의 근소한 우위였다. 공격 리바운드에서 차이가 났다. 공격 리바운드는 공격자가 골밑에서 공을 잡아, 곧바로 골밑슛을 올라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10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았다고 치자. 이 중 6개만 골밑슛으로 연결되도 12점이다. 경기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완벽한 변수다.

모비스와 LG의 챔피언결정전. 결국 관건은 제공권 싸움이 됐다. 결론부터 요약하자면 높이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모비스의 골밑 전력에, LG가 어느정도 대항을 하느냐이다. 만약, LG가 골밑에서 대등한 싸움만 해준다면 데이본 제퍼슨과 문태종의 트윈 테러를 앞세우며 승기를 가져갈 확률이 높다.

LG 김 진 감독이 경기 전 인터뷰,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매 경기 듣는 얘기는 바로 리바운드다. 어쩔 수 없다. 농구에서 가장 기본은 리바운드 싸움이다. 리바운드를 많이 잡는 팀이 공격 기회를 더 많이 갖는다. 문제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모비스에 너무 밀린다. 팀의 주포인 제퍼슨을 투입하면 로드 벤슨,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버티는 모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아진다. 토종센터 김종규가 이 때 제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시리즈 내내 함지훈과 외국인 선수들의 수비에 가로막혀 리바운드를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같은 라인업으로 뛴 정규리그 때는 안그랬다. 그런데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왜 이런지 모르겠다. 선수들에게 리바운드에 관한 집중력 만을 강조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모비스가 승리한 1차전 리바운드는 36-27 모비스의 우세였다. 공격 리바운드는 14-6이었다. 이정도 개수 차이면 모비스가 압승을 거둬야 하는 수치다. 2차전도 34-23으로 모비스가 압도했다. 공격 리바운드는 18-7로 앞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가 경기를 가져갔다. 하지만 막판 역전이 되기 직전까지 모비스가 경기를 지배했음을 명심해야 한다. 3차전은 LG가 23-27, 그나마 근소한 차이로 리바운드 기록차를 좁히며 승리를 가져갔다. 하지만 4차전 다시 한 번 골밑에서 무너지며 승리를 내줘야 했다.

LG가 이렇게 불리한 조건에서도 2, 3차전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은 제퍼슨과 문태종의 놀라운 득점포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리바운드 싸움의 열세를 두 사람의 타짜 본능으로 극복했다는 것이다. 모비스 선수들의 전체적인 슛 성공률이 저조했던 것도 LG를 도왔다. 공격 기회를 아무리 많이 잡더라도 골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소용없는 일이다.

문제는 남은 5, 6, 7차전이다. 모든 스포츠는 확률 싸움이다. 림에서 가까운 골밑에서 득점할 확률이, 림에서 먼 외곽에서 득점을 할 확률보다 훨씬 높다. 즉, 골밑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팀이 유리한 경기가 농구다. 특히, 경기를 치를수록 공격의 80% 이상을 해결하는 LG 제퍼슨과 문태종의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체적인 득점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진 감독은 4차전 후 "오늘도 제공권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강구해보겠다"고 밝혔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 역시 "리바운드를 잡더라도 슛이 들어가야 한다. 양동근이 터져야 전체 외곽 선수들의 슛 성공률이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챔피언결정전의 마지막 화두는 바로 골밑 리바운드 싸움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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