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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풍, 변현수 제일 싫어하는 이유는 얼굴때문?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12-24 08:41 | 최종수정 2012-12-24 08:41


23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와 안양 KGC의 경기에서 전태풍이 이원대를 피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고양=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12.23/

"변현수가 제일 싫어요."

오리온스 전태풍의 인터뷰실 인기순위는 단연 1위다. 언제나 상상이상의 기발한 멘트를 취재진에게 제공, 큰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상대선수에 대한 가감없는 솔직한(?) 평가가 그렇다. 리그 내에서 나이로도 충분히 고참급인데다, 미국에서 자란 환경 탓에 인터뷰실에서 기가 죽어있는 다른 선수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얼마 전, KT에서 은퇴한 표명일에 대해 "트래쉬 토커가 없어져 심심하다. 표명이일이 보고싶다"는 솔직한 발언을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런 전태풍이 지목한 또 다른 공격대상이 있었으니 주인공은 LG 가드 변현수. 전태풍은 23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전을 90대73 승리로 이끈 후 "오늘 경기 수비수들이 평소와 달라 힘들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너무 힘들었다"고 답했다. KGC는 이날 경기 전태풍에 대한 수비가 승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 경기 초반 수비가 좋은 포워드 양희종을 전태풍에 대한 전담수비로 붙였고 후반에는 키가 크고 힘이 좋은 이정현을 수비수로 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태풍에 대한 수비가 잘 이뤄지지는 않았다. 전태풍은 이에 대해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키가 큰 선수들이 맡으면 드리블로 제치는 것이 한결 수월하긴 하다"며 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양희종과 이정현은 끈질기게 전태풍을 따라붙었지만 전태풍의 낮고 빠른 드리블 돌파에 뚫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전태풍이 가장 힘겹게 느끼는 수비수는 누구일까. 전태풍의 드리블과 스피드라면 그런 선수가 리그 내에 존재할지 궁금했다. 질문을 들은 전태풍은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어눌한 말투로 "변현수 너무 싫어요"를 외쳤다. 변현수는 LG의 가드. 전태풍은 "빠르다. 힘도 좋다"며 평소 변현수가 자신을 수비할 때 가장 어렵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변현수는 다부진 체격과 악바리 근성으로 투지 넘치는 플레이가 트레이드마크인 선수. 여기에 같은 왼손잡이라 본능적으로 전태풍의 움직임을 더 잘 막아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전태풍이 밝힌 변현수의 가장 강한 무기는 위에 설명된 것들이 아니라고 한다. 전태풍의 마지막 한마디에 기자회견장은 초토화가 됐다. 전태풍은 "가장 힘든건 변현수의 얼굴이다. 정말 못생겼다. 드리블을 할 때 앞을 봐야하는데 변현수가 붙으면 고개를 돌려야해 이게 가장 힘들다"고 코믹하게 설명했다. 물론, 그만큼 변현수를 상대로 자신이 힘든 경기를 치르고 있음을 애둘러 표현한 것이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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