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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뭉클했다. 그리고 멋있었다."
SSG 선수단이 이날 승리 만큼 만족해 했던 장면이 있다. '캡틴' 추신수를 타석에 세웠다는 점이었다.
사연은 이랬다. 추신수는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그런데 어깨가 아팠다. 공을 던질 수 없을 정도였다. 지난달 10일 한화 이글스전 후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어깨 부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의료진 권고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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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찾아온 시즌 최종전. 경기를 이기면 다음날 타이브레이커가 성사되지만 수원 원정 경기였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되면 홈팬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그런데 경기가 마지막까지 타이트하면 추신수가 대타로 나갈 타이밍이 없을 수 있었다. 추신수는 경기 전 이숭용 감독을 만나 그런 상황에서는 경기에 나가지 않겠다고 얘기를 했다. 팀을 위한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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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스타 최정은 경기 전 이와 같은 얘기가 나오자 추신수에게 "형, 그럼 점수를 많이 내면 되겠네요"라고 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멋지게 지켰다. 최정은 3회 선제 투런포, 4회 결정적인 만루포를 터뜨리며 8회 추신수가 대타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기회를 만들어줬다. 눈시울이 붉어진 채 그라운드에서 홈팬들을 만난 추신수는 "정이가 만들어준 타석"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실제 추신수는 마지막 타석 2루 땅볼로 물러난 뒤 더그아웃에 들어와 최정과 진한 포옹을 나눴다.
최정은 "뭉클했다. 멋있었다"면서도 "내 차례는 조금 늦게 왔으면 좋겠다"며 크게 웃었다. 최대한 오래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는 뜻. 올해로 SSG와 6년 FA 계약이 끝나는 최정은 올 겨울 새로운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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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