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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직캠]두산 오재원, 롯데 이대호에 내민 봉투 정체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7-04 18:28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4일 부산 사직구장.

일찌감치 경기장으로 출근한 두산 베어스 선수단의 주장 오재원이 롯데 자이언츠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롯데의 주장인 이대호도 오재원을 향했다.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이대호를 만난 오재원은 이대호에게 '봉투'를 내밀었다. 이대호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고 꾸벅 인사를 했다.

봉투의 정체는 두산 선수단이 걷은 상조회비였다. 오재원은 지난 3일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롯데 김상호의 소식을 접한 뒤 선수단 단체 채팅방을 통해 "김상호의 치료에 힘을 보태는게 어떤가"라며 의견을 물었다. 마침 부산 원정을 온 터라 롯데 선수단을 통해 쾌유의 메시지를 직접 전할 수 있었던 상황. 야구장에서 함께 땀흘리고 호흡하는 동료를 응원하는 일을 마다할 이는 없었다. 두산 선수들은 오재원의 뜻에 만장일치로 찬성했고, 오재원은 상조회비로 모은 200만원을 롯데 주장 이대호에게 전달한 것이다.

이대호는 오재원과 만난 뒤 "주장으로서 (두산 선수들에) 너무 감사하다. 상대팀 선수인데도 직접 발벗고 나서 쾌유를 기원해주는 마음이 너무 고맙다"며 "생각지도 못한 도움을 받았다. 김상호에게 두산 선수단의 응원을 잘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 역시 "야구 선후배들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이렇게 좋은 일에 나섰다니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장충고, 고려대를 거쳐 지난 2012년 7라운드 64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김상호는 지난 5월 25일 이천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군 경기 도중 경련 증세로 병원 후송됐다. 검진 결과 좌측 전두엽에 3㎝ 가량의 종양이 발견돼 제거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롯데는 '김상호가 지난 2일 수술대에 올라 종양을 성공적으로 제거했고 양호한 회복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 선수단은 김상호의 투병 소식이 알려진 뒤 모자 한켠에 김상호의 등번호 '66'을 새겨놓고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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