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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범경기를 한차례 치렀을 뿐이다. 하지만 야구계 시선은 홈플레이트 뒤 검은 마스크를 쓴 심판에게 쏠리고 있다. 스트라이크존 확대 선언 때문이다. 수년간 기형적인 타고투저로 고민해 온 KBO리그는 올시즌에 앞서 극약처방으로 스트라이크존을 손보기로 했다. 확대가 키워드지만 성문 규칙 변화는 없다.
김 위원장은 "이미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심판위원회 차원에서 수차례 논의가 있었다.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수렴한 뒤 스프링 캠프를 출발 이전에 심판위원들이 이를 몸에 익혔다. 캠프에서 노력이 이어졌고, 연습경기를 통해 감독님들도 확인한 부분이다. 현장에서도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졌다는 의견을 직접 들었다. 시즌에 들어가도 이러한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이 실제로 약간 넓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투수들이 바뀐 코스에 익숙해지면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긍정 신호가 많다. 신진급 심판위원일수록 스트라이크존을 좁혀서 보면 판정 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다소 강하다. 또 큰 경기, 위급한 순간일수록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개선점이다. 양상문 LG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하다보면 일관성을 일부 해칠 수도 있지만 이는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타고투저가 갈수록 심각해지기 때문에 진짜 위기상황임을 인지해야 한다. 시범경기를 통해 각팀마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범위 수치화(계량화)를 시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트라이크존 확대 문제는 10개 구단으로 팀이 늘어나면서 가중된 선수난과 깊은 연관이 있다. 이중 투수 부족은 더 심각하다. 쏟아지는 3할 타자, KBO리그 타격수치 거품논란 등과 함께 1라운드에서 조기 탈락한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패 원인으로도 거론됐다. 좁은 스트라이존에 익숙했던 국내 타자들은 메이저리그 심판진의 후한 스트라이크존에 속수무책이었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는 KBO리그의 투타 밸런스 잡기와 경쟁력 제고가 목적이다. 이제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