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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차우찬에 기대할 수 있는 실질적 효과는?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1-02 20:50



LG 트윈스가 차우찬 영입을 통해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는 효과는 얼마나 될까.

연말연시, LG의 최대 화두는 차우찬이었다. LG는 FA(자유계약선수) 시장 최고 인기남 차우찬을 4년 총액 95억원에 영입하며 스토브리그 화제의 팀이 됐다. 전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에 대한 배신, 오버페이 논란 등이 일어났지만 영입에 성공한 LG는 싱글벙글이다. 150이닝 이상을 충분히 던질 젊은 좌완 강속구 투수를 마다할 팀은 없다. 차우찬 본인도 크게 신경 쓸 필요 없는 일이다. 야구만 잘하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질 얘기들일 뿐이다.

LG와 차우찬이 서로 윈-윈 하려면 결국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다면 차우찬이 10승 이상의 성적으로 기록한다고 할 때, LG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까.

먼저 산술적으로 가정을 해보자. LG는 지난 시즌 류제국이 13승으로 최다승 투수였다. 뒤를 이어 헨리 소사가 10승을 거뒀다. 데이비드 허프가 7승, 우규민이 6승을 기록했다. 허프 영입과 함께 퇴출된 스캇 코프랜드가 선발로 2승을 따냈고, 5선발 역할을 해준 임찬규와 이준형이 각각 3승과 2승을 더했다. LG가 거둔 총 71승 중 선발 역할을 한 투수들이 따낸 승수가 43승이다. 타 구단에 비해 선발승 비중이 부족했다.

지난해 구성에서의 변화는 차우찬과 우규민이 자리를 맞바꿨다는 것이다. 각 선발 요원들의 2017 시즌 활약치를 전망해보자.

먼저 류제국은 10승을 기대할 수 있다. 소사 역시 10승은 거둘 수 있는 투수다. 변수가 허프다. LG가 허프에 기대하는 건 15승 이상이다. 그래도 한국 풀타임 시즌은 처음이니 13승으로 잡는다. 5선발은 신정락, 임찬규, 이준형이 경쟁한다. 한 선수가 계속 잘해주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 기회를 나눠가질 수도 있으니 세 선수 승수의 합을 10승으로 전망한다. 그러면 선발 4자리에서 모아지는 선발 승수가 43승이다. 이게 무리한 기대치라고 한다면, LG 선발진을 가혹하게 평가하는 일이다.

그러면 지난해 모든 선발 투수들이 따낸 46승에서 3승이 모자란다. 여기서 차우찬이 몇 승을 더해주느냐가 관건이다. 지난 시즌 삼성에서 거둔 12승만 한다 해도 엄청난 효과다. LG와 삼성의 야수진 전력 차이 등은 제쳐놓더라도 넓은 잠실구장 효과로 최소 1~2승의 어드밴티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희망적으로 봤을 때, 모두 15승 이상을 거둔 두산 베어스의 '판타스틱 4'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각 선수들이 기대치에서 1~2승씩만 더 해준다고 해도 엄청난 승수가 쌓인다.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도 있다. 탄탄한 선발진 구성은 야수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선발 매치업에서 승리가 예상되는 경기에 나설 때 야수들의 마음 가짐이 크게 달라진다고 한다. 선발-불펜 모두 도움을 받는다. 예를 들어, 류제국은 4일 휴식 후 등판을 많이 힘들어한다. 5일을 쉰 후 던져야 최고 컨디션을 발휘한다. 부족한 선발 때문에 불가피하게 4일 휴식 후 던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확실한 선발 요원이 1명 가세한다면 류제국이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을 수 있다. 건강한 차우찬이 4일 휴식 후 로테이션을 소화해주면 된다. 또, 5선발 후보들이 줄어들 기회에 눈에 불을 켜고 경쟁할 것이며, 간간이 투입돼더라도 힘을 모았다 경기에 나서기 때문에 좋은 구위를 기대할 수 있다. 불펜 투수들은 차우찬 선발 경기에서 등판 횟수나 소화 이닝을 줄인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큰 도움이 된다. 연승을 이어가야 할 때, 연패를 끊어야 할 때 1명의 확실한 선발이 더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도 매우 크다. LG가 차우찬 영입 시 "성적과 육성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카드로 차우찬을 데려왔다"고 설명한 것이 바로 이런 부분들이다.


LG는 마무리 임정우, 필승조 김지용 이동현 윤지웅 진해수 신승현에 전천후 봉중근 최동환 최성훈까지 불펜진이 많이 두터워졌다. 선발들이 제 역할만 해주면 지난해 승수를 넘어설 수 있다. 양상문 감독은 2017년을 맞으며 "지난해 겨우 5할 승률(71승2무71패)을 맞췄다. 올해는 계속해서 5할 이상의 승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다시 한 번 가을야구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그 목표의 키포인트가 차우찬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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