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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평준화, 성적은 3번 타자에 달렸다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12-29 11:19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국가대표 3번 타자 김현수가 내년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뛴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31.

10구단 체제 2년째를 맞는 내년 시즌은 치열한 순위 싸움이 예상된다. FA 오재원과 고영민, 외국인 선수 영입이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각 구단 전력 차가 거의 없다. 그래서 팀 순위는 3번 타자에 달렸다는 전망이 많다. 올 시즌과 바뀔 팀이 여럿 있고, 사령탑들이 타순의 '키'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석 수만 놓고 보면 올해 10개 구단 3번 타자는 나바로(396타석·삼성) 나성범(498타석·NC) 김현수(360타석·두산) 유한준(184타석·넥센) 최 정(295타석·SK) 김경언(259타석·한화) 황재균(411타석·롯데) 필(321타석·KIA) 박용택(401타석·LG) 마르테(420타석·kt)다. 대부분 시즌 중반 타순 이동을 경험했지만, 팀 내에서 가장 많이 3번째 타자로 등장한 선수들이다.

그 중 당장 정규시즌 5연패 삼성 라이온즈의 3번 타자가 달라진다. 삼성은 타율 2할8푼7리에 48홈런 137타점을 기록한 나바로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그의 홈런은 역대 2루수는 물론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 시즌 내내 3번 자리에서 엄청난 화력을 뽐냈다. 지난해보다 타율은 떨어졌어도 공을 퍼올리는 기술은 탁월했다.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두산 베어스도 김현수가 없다. 그는 크리스마스 전에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이 공식 확정되면서 내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뛴다.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도 3번 타자를 맡아 초대 MVP에 올랐던 타격기계. 팀 입장에서는 엄청난 공백일 수밖에 없다. "맛있는 거 사줄게. 남아달라"는 신일고 선배 김태형 감독의 말도 소용 없었다.

넥센도 유한준이 FA 자격을 얻어 kt 유니폼을 입었다. 사실 넥센은 외국인 선수 스나이더의 초반 부진, 이택근과 서건창의 부상, 강정호의 공백 등 여러 변수로 3번 타자가 가장 많이 바뀐 팀이다. 그런 와중에 생애 첫 최다안타 타이틀을 받은 유한준이 3번과 5번을 오가면서 빼어난 활약을 했다. 야구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자신만의 루틴을 장착하면서 30대 중반에 나이 전성기를 맞았다.

그래도 이들 3팀은 일단 3번을 칠 타자가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삼성은 그간 3번 경험이 꽤 되는 채태인, 각종 신인왕을 휩쓴 구자욱이 있다. 두산은 외국인 타자의 부진으로 4번 김현수 체제가 형성됐을 때, 민병헌이 3번에서 빼어난 컨택트 능력을 과시했다. 넥센은 염경엽 감독이 "내년 시즌 3번은 서건창, 4번 외국인 타자"라고 공헌한 상황. 과연 풀타임 뛰면서 정확성에 기반한 타격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반면 SK 와이번스는 최 정의 부활이 간절하다. 최 정은 2014시즌 뒤 FA 86억원의 잭팟을 터뜨렸지만 최근 2년 동안 활약은 크지 않다. 지난해 82경기에서 타율 3할5리에 14홈런 76타점, 올해는 81경기에서 타율 2할9푼5리에 17홈런 58타점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3번 타자로 풀타임 뛰면서 20홈런에 80타점 이상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팀도 살고 나머지 선수와의 시너지 효과도 생긴다. 하지만 최근에는 잦은 부상으로 존재감이 미미했다.

나머지 팀들은 올해 활약한 3번 타자들이 변함없는 활약을 해주기만 바라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경우 김경언의 부상으로 정근우가 한 동안 3번으로 나섰는데, 이용규-정근우가 테이블세터를 책임지고 김경언이 3번으로 꾸준히 출전하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다. 시즌 막판부터 포스트시즌까지 5번 나성범을 시험한 김경문 NC 감독도 내년에는 타순 변경 없이 나성범-테임즈-박석민-이호준으로 이어지는 3~6번 타순을 가동할 가능성이 크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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