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구단 체제 2년째를 맞는 내년 시즌은 치열한 순위 싸움이 예상된다. FA 오재원과 고영민, 외국인 선수 영입이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각 구단 전력 차가 거의 없다. 그래서 팀 순위는 3번 타자에 달렸다는 전망이 많다. 올 시즌과 바뀔 팀이 여럿 있고, 사령탑들이 타순의 '키'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두산 베어스도 김현수가 없다. 그는 크리스마스 전에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이 공식 확정되면서 내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뛴다.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도 3번 타자를 맡아 초대 MVP에 올랐던 타격기계. 팀 입장에서는 엄청난 공백일 수밖에 없다. "맛있는 거 사줄게. 남아달라"는 신일고 선배 김태형 감독의 말도 소용 없었다.
넥센도 유한준이 FA 자격을 얻어 kt 유니폼을 입었다. 사실 넥센은 외국인 선수 스나이더의 초반 부진, 이택근과 서건창의 부상, 강정호의 공백 등 여러 변수로 3번 타자가 가장 많이 바뀐 팀이다. 그런 와중에 생애 첫 최다안타 타이틀을 받은 유한준이 3번과 5번을 오가면서 빼어난 활약을 했다. 야구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자신만의 루틴을 장착하면서 30대 중반에 나이 전성기를 맞았다.
반면 SK 와이번스는 최 정의 부활이 간절하다. 최 정은 2014시즌 뒤 FA 86억원의 잭팟을 터뜨렸지만 최근 2년 동안 활약은 크지 않다. 지난해 82경기에서 타율 3할5리에 14홈런 76타점, 올해는 81경기에서 타율 2할9푼5리에 17홈런 58타점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3번 타자로 풀타임 뛰면서 20홈런에 80타점 이상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팀도 살고 나머지 선수와의 시너지 효과도 생긴다. 하지만 최근에는 잦은 부상으로 존재감이 미미했다.
나머지 팀들은 올해 활약한 3번 타자들이 변함없는 활약을 해주기만 바라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경우 김경언의 부상으로 정근우가 한 동안 3번으로 나섰는데, 이용규-정근우가 테이블세터를 책임지고 김경언이 3번으로 꾸준히 출전하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다. 시즌 막판부터 포스트시즌까지 5번 나성범을 시험한 김경문 NC 감독도 내년에는 타순 변경 없이 나성범-테임즈-박석민-이호준으로 이어지는 3~6번 타순을 가동할 가능성이 크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