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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공백, 홈런 감소 현상 부를까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12-16 09:40


21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프리미어 12 결승전 미국과 한국의 경기가 열렸다. 4회초 2사 2,3루서 박병호가 좌월 3점 홈런을 친 후 환호하고 있다.
도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1.21.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홈런레이스를 지배했던 박병호가 내년시즌엔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게 된다.

KBO리그의 홈런 역사를 만들었던 인물이 빠지면서 내년시즌엔 어떤 새로운 홈런왕이 탄생할까 궁금증이 높아진다. 올해 홈런 순위는 박병호가 53개로 1위였고, 2위는 48개의 나바로(삼성), 3위가 47개의 테임즈였다. 40개 이상 홈런을 때린 선수가 3명이 나온 것은 2002년(이승엽 47개, 심정수 46개, 페르난데스 45개) 이후 처음이었다. 전체 홈런수도 1511개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총 경기수가 720경기로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기당 2.1개로 지난해의 2.02개보다 더 많았다. 전체적으로 벌크업이 유행하며 선수들의 장타가 늘어난 덕분.

내년시즌에도 이렇게 홈런이 대세가 될지에 대해선 낙관론과 비관론이 있다. 좋은 외국인 선수들이 많은데다 타자들의 힘이 늘어나고 있어 박병호가 빠지더라도 많은 홈런이 나올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기도 하지만 박병호가 빠진 것이 전체적인 홈런수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시각이 있다.

홈런이 리그를 지배했던 때는 2000년대 초반에도 있었다. 최근 박병호처럼 이승엽(삼성)이 홈런 레이스를 지배했던 때다. 1998년 외국인 선수 도입 이후 KBO리그는 홈런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힘이 센 외국인 선수를 보면서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알기 시작한 선수들이 몸관리를 하면서 파워가 올라가 리그 전체의 홈런이 올라간 것. 이승엽이 우즈(당시 두산)와 심정수(당시 현대) 등과 홈런 경쟁을 하면서 팬들의 관심이 홈런왕 레이스로 옮겨졌고, 이러한 홈런에 대한 관심이 전체적으로 리그 홈런수를 늘렸다.

그런데 이승엽이 2003년 56개의 홈런을 쳐 아시아 신기록을 세운 뒤 일본 무대로 진출한 뒤 KBO리그의 홈런수는 급격히 떨어졌다. 2004년 홈런왕은 박경완(당시 SK)으로 34개의 홈런으로 1위가 됐다. 34개라면 바로 1년전인 2003년만해도 5위에 머무르는 기록. 이후 KBO리그의 홈런왕은 30개가 기준이 됐다. 지난해 타고투저 현상과 함께 박병호가 다시 50홈런 시대를 열 때까지 KBO리그의 홈런은 암흑기였다.

올시즌 홈런이 경쟁적으로 나오면서 전체적인 홈런수가 늘었다. 그러나 내년시즌엔 박병호가 빠지면서 홈런 경쟁이 시들해질 수 있고, 그 여파로 홈런수가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내년엔 2004년처럼 '박병호 공백 현상'이 생길까. 아니면 여전히 홈런시대가 계속될까. 많은 변수속에 더욱 궁금해지는 2016시즌. 2016년 4월 1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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