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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통수' 또 맞은 양상문 감독, 1월 신년하례식 당부 산산조각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09-16 11:31


11일 잠실구장에서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와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가 펼쳐진다. 경기 전 LG 선수들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양상문 감독.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7.11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15일 뒤늦게 베테랑 정성훈(35)의 음주운전 적발 사건을 알았다. 양 감독은 정성훈의 1군 엔트리 말소 결정을 내렸다. 2015시즌 잔여 경기에 출전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사고 경위를 따져봐야겠지만 고참으로서 시즌 중에 늦은 시각까지 술을 마시고 또 경찰에 적발에 된 건 분명히 잘 한 행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성훈은 프로 17년차의 고참 선수다. LG 트윈스의 핵심이다. 그런 그가 지난 8월 10일 오전 7시쯤 자신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주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혔다. 정성훈은 대리 운전기사를 불러 자신의 아파트까지 왔다. 그리고 손수 주차를 시도하다 경찰에 걸렸고 과태료(300만원) 처벌을 받았다.

정성훈은 술을 먹고 운전대를 잡은 것 이상으로 사건 이후 일 처리가 미숙했다. 대수롭지 않게 판단, 구단과 코칭스태프에게 알리지 않았다. 결국 한달여만에 모두가 알았다.

LG는 15일 자체 조사 후 정성훈에게 벌금 1000만원 징계를 내렸다. 출전 정지 여부를 고심했지만 정지 처분을 내리지는 않았다. 정성훈이 대리 운전기사를 부른 점 등을 고려해 음주운전 의도가 강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양상문 감독은 정성훈 사건을 보고 받고 할말을 잃었다. LG 구단은 지난 6월 우완 투수 정찬헌이 음주운전 사고를 냈었다. 그 일 이후 정찬헌은 이번 시즌을 접었다. LG 구단으로부터 3개월 출전정지와 벌금 1000만원 징계를 받았다. 그리고 KBO가 잔여 경기 출전 정지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정찬헌의 이탈은 LG 팀 전력에 큰 손해를 끼쳤다.

LG는 15일 현재 56승2무73패로 9위다. 16일 목동 넥센전을 포함 13경기가 남았다. 사실상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건너갔다. 이런 시즌일수록 마무리를 잘 해야만 다음 시즌을 기대할 수 있다. 양 감독은 최근 뚝심있게 리빌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다시 '뒷통수'를 때리는 사고가 터졌다.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2015 프로야구 주중 3연전 2차전이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4회초 2사 2루 LG 정성훈이 좌월 투런홈런을 치고 들어오며 양상문 감독과 차명석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LG는 선발투수로 올시즌 1승 5패 방어율 5.34의 임정우를 내세웠다. KT에서는 3승 5패 방어율 2.98의 정대현이 선발투수로 나섰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6.24/
그는 지난 1월 5일 신년 하례식에서 선수단에 몇 가지를 당부했다. 하나는 코칭스태프가 시즌 중간에 술자리를 갖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도자들이 모범을 보일테니 선수들도 야간에 음주를 최대한 자제해달라는 것이었다. 또 하나는 야수들에게 부탁한 것인데 무사 또는 1사 후 주자 3루시 100% 득점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양 감독의 두 가지 당부는 지켜지지 않았다. 정찬헌에 이어 두 달만에 정성훈이 상황은 좀 다르지만 음주운전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또 LG 타선의 집중력은 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다. 15일 현재 팀 타점(536점)과 득점권 타율(0.241) 꼴찌(10위), 팀 득점(583점) 9위를 기록했다.


LG 선수단은 외부에서의 충격에 둔감했다. 잠깐 긴장하는 척 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바로 그들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경향이 강하다. 또 경기력 측면에서 보면 전체적으로 기량 발전의 속도가 늦다.

야구인들은 "왜 LG에 유독 이런 안 좋은 일들이 많은 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일부에선 서울을 연고로 한 인기 구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일정 부분 맞다. 그럼 근본적인 다른 주된 이유는 없을까. LG 선수단 내부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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