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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 외국인 타자, 고민에 빠진 구단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5-05 07:50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5 프로야구 개막전이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9회초 2사 2루 한화 모건이 몸맞는 볼로 나간 후 토니 플러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28/

외국인 타자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팀과 외국인 타자의 존재감을 느낄 수 없는 팀. 올시즌 프로야구 10개 팀을 두 부류로 나눈다면 이렇게 될 것 같다.

8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1푼1리(27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답답했던 두산 베어스가 먼저 칼을 뽑았다. 4일 KBO(한국야구위원회)에 내야수 잭 루츠(29)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올해 KBO 리그 소속 외국인 선수 31명 중 첫 퇴출이다. 두산 구단은 허리 부상의 재발 가능성이 높아 퇴출을 결정했다고 했다. 외국인 타자 선발 실패를 인정하고 새 선수를 물색하기로 한 것이다.

먼저 결단을 내린 두산은 그래도 낫다. 확실하게 정리를 하고 새로운 전력 영입을 위해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애물단지' 외국인 타자 문제로 고민에 빠진 팀이 적지 않다.

한화 이글스 외야수 나이저 모건(35)과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브래드 스나이더(33)는 5일 현재 1군 엔트리에 없다. 주축 타자로 활약해주길 기대하고 데려왔는데, 2군에 머물고 있으니 속터질 노릇이다. 내부적으로 퇴출을 결정하고 대체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


2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 위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kt 어윈과 넥센 송신영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6회 2사 3루에서 넥센 7번타자 스나이더가 삼진을 당했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스나이더는 부진 탈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4.25
백전노장 김성근 감독(73)과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천방지축' 외국인 선수. 처음부터 불안해보였는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10경기에 출전한 모건은 홈런없이 타율 2할7푼3리, 6타점에 그쳤다. 개막전에서 4안타를 때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구단이 바랐던 실력보다 도루 실패 후에 TV 카메라를 향해 천진난만한 얼굴로 'T 세리머니'를 날리는 등 상식과 거리가 먼 행동으로 미운털이 박혔다.

모건은 지난 4월 10일 SK 와이번스전에서 2타수 무안타, 삼진 2개를 당한 후 1군에서 사라졌다. 퓨처스리그에서도 타율 2할1푼4리(14타수 3안타) 1타점에 그쳤다. 모건이 김성근 감독의 전력 구상에서 완전해 배제됐는지 알 수 없지만, 새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다고 해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로또'로 불리는 외국인 선수 딜레마다.

사실 히어로즈 구단이 지난 겨울에 스나이더(33)와 계약하면서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 브렛 필(KIA 타이거즈)같은 활약을 기대한 것은 아니다. 메이저리그로 떠난 강정호의 빈자리를 채워주기를 바랐지만, 강정호급 공격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타격의 팀 히어로즈에는 기존의 주축 타자뿐만 아니라, 잠재력있는 유망주가 많다. 그런데 이쯤되면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17경기에 나서 홈런없이 타율 1할8푼4리, 8타점. 스나이더가 때린 안타 9개 중 장타는 2루타 1개뿐이다. 지난달 26일 kt 위즈전에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스나이더는 이틀 후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LG 한나한

LG 트윈스는 더 답답하다. 100만달러(약 10억8000만원)를 주고 영입한 내야수 잭 한나한(35). 아직까지 1군은 물론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출전한 적이 없다.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때 종아리를 다친 한나한은 지난달 말에 1군 합류가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지금 LG 코칭스태프는 5월 중 1군 승격을 애기하면서도 언제쯤 출전이 가능한 지 확실하게 말하지 못하고 있다.

3루 수비가 좋은 선수로 알고 데려왔는데, 아직까지 정상적인 수비, 베이스러닝이 안 된다고 한다. 현재 분위기를 보면 빨라야 시즌 개막 후 두달이 흐른 시점에서 정상 가동이 가능할 것 같다. 보장된 금액이 크다보니 쉽게 퇴출을 결정하기도 어렵다. 지난 시즌에도 외국인 타자의 부진으로 고생했던 트윈스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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