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수 122개에 나흘 휴식후 등판. 첫 등판처럼 완벽한 호투를 바랐던 것은 무리였을까.
정타가 별로 없을 정도로 양현종의 구위는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제구는 5일전 NC전만큼은 아니었다. 컨트롤이 흔들리면서 볼이 많아지다보니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승부를 할 수밖에 없었고, 안타를 내주고 힘든 게임을 했다.
122개의 피칭이 제구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국 프로야구에서 5일 등판은 한달에 한번 정도에 불과하다. 시즌 시작하자 마자 첫 경기서 122개를 던지고 곧바로 5일 만에 다시 좋은 컨디션을 보이기란 쉽지 않다. 많은 공을 뿌리며 뭉쳤던 근육이 다시 풀어지는데 시간이 필요한데 시즌 초반엔 더욱 그러하다. 5이닝을 2실점으로 막은 것마저 양현종이었기에 가능했을 수도 있다.
양현종에 맞선 유희관 역시 지난 1일 목동 넥센전 등판 후 5일만에 마운드를 올랐다. 1일엔 100개의 피칭으로 5⅔이닝 동안 10안타 3실점을 했지만 이날은 82개의 공으로 7이닝을 던졌다. 안타를 5개 맞았고 그 중 3개가 2루타였지만 실점은 1점에 불과했다. 5일전엔 몸쪽 제구가 잘 되지 않으며 안타를 많이 허용했던 유희관은 이날은 좌우 제구가 예전대로 잘 이뤄졌다. 구속도 최고 135㎞로 보통 때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5일 등판의 여파는 있었다. 4-1로 크게 앞선 7회초 나지완에게 던진 공이 높게 오면서 2루타를 허용했고 이어 필에게도 안타를 맞으며 1점을 내줬다. 투구수 70개가 넘어가자 제구가 좋지 않았다. 7회까지 82개의 공만 던져 완투도 노려볼만 했지만 아무래도 5일만의 등판에 대한 피로가 있어 일찍 교체됐다.
시즌 첫 등판에서 명암이 엇갈린 둘의 두번째 등판은 반대가 됐다. 유희관은 시즌 첫승을 신고했고, 양현종은 첫 패배를 안았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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