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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PO '반격 2차전'서 무엇이 달라졌나?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3-10-18 09:26 | 최종수정 2013-10-18 10:48


사진 : 플레이오프 2차전 8회말 대타로 나와 희생 번트를 성공시키는 LG 현재윤

단기전은 다릅니다. 128경기를 치르는 장기전인 페넌트레이스와 비교해 시리즈 당 최고 7경기에 국한되는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페넌트레이스에서는 다음 경기를 위해 패배를 감수하고 느긋하게 운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시즌의 명운을 놓고 다투는 포스트시즌에서는 느긋한 운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포스트시즌의 승리를 위해서는 페넌트레이스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변칙적인 승부수를 준비해 구사하기도 합니다.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주는 것은 물론 선발 투수가 구원으로 등판하는 보직 파괴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포수 리드가 달라지고 공격에서도 독특한 작전이나 주루 플레이가 구사되기도 합니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나선 LG는 두산과 플레이오프 2경기를 치르며 페넌트레이스에서는 볼 수 없는 달라진 면모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첫째, 포수 윤요섭의 '맞춤형 리드'입니다. 윤요섭은 1차전에서 선발 류제국의 제구가 좋은 점을 감안해 좌우 폭에 초점을 맞춘 반면 2차전에서는 선발 리즈가 구위는 좋지만 페넌트레이스에서 제구에 약점이 있었던 것을 감안해 상하 폭을 활용하며 두산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윤요섭이 1차전에서 극도로 많은 움직임을 보였다는 사실입니다. 투수가 공을 던지기 직전까지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물론 미트도 빙글빙글 돌렸습니다. 타자로 하여금 어떤 위치로 투구할지 사전에 예측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페넌트레이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움직임을 보인 윤요섭입니다.

둘째, 희생 번트입니다. 어제 경기에서 LG는 도합 5개의 희생 번트를 성공시키며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희생타 신기록을 작성했습니다. 김용의가 1회말, 4회말, 6회말 3개의 희생 번트를 성공시켰으며 손주인이 2회말, 현재윤이 8회말 희생 번트를 성공시켰습니다. 번트를 시도했다 실패한 선수가 없을 정도로 성공률이 높았습니다.

기습 번트가 아닌 희생 번트의 경우 투수가 투구 동작에 들어가기 전부터 번트 자세로 나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비슷한 공이면 초구부터 번트를 시도해 성공시키는 것이 주자들의 혼란도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제 경기에서 LG 타자들은 초구부터 번트를 시도한 것은 한 번밖에 없었으며 대부분 볼 카운트를 길게 끌고 가며 번트를 천천히 시도했습니다. 투수가 투구 동작에 나서기 전부터 번트 자세를 드러내 보이는 페넌트레이스와는 달리 번트 자세를 취했다 방망이를 거두는 일도 잦았습니다.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을 최대한 혼란스럽게 하려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셋째, 불펜의 운영 방식입니다. 1차전에서 2:2로 맞선 6회초 1사 1, 3루 위기에서 선발 류제국을 구원 등판한 것은 이동현이었습니다. 이어 LG의 네 번째 투수로 7회초 2사 3루에서 등판한 것은 유원상이었습니다. 이동현이 먼저 등판했고 마무리 봉중근의 직전에는 유원상이 나섰습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다소 변동은 있었지만 마무리 봉중근 앞에 나서는 투수는 주로 이동현이었습니다. 정현욱과 유원상의 컨디션이 기복이 있었던 반면 이동현은 꾸준함을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유원상이 봉중근 앞에 등판해 148km/h의 강속구를 뿌렸습니다. 작년 시즌 초반 한창 좋을 때의 구위를 회복한 유원상이 이동현과 보직을 맞바꾼 것입니다.


플레이오프 2경기를 통해 LG는 상당한 준비를 통해 포스트시즌에 나섰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양 팀이 1승 1패로 맞선 가운데 플레이오프는 최소 4차전까지 치러지게 되었습니다. 남은 경기에서 LG가 달라진 면모를 얼마나 더 선보일지 흥미롭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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