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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1할4푼3리. 박병호의 이번 준플레이오프 성적이다.
1차전만 해도 박병호 시리즈임을 증명했다. 포스트시즌 데뷔 타석부터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게다가 고의4구를 포함해 볼넷 2개를 얻었다. 2차전에선 안타는 없었지만,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연장 끝내기 승리에 발판을 놨다.
홈구장인 목동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인 박병호였다. 37개의 홈런 중 22개를 안방에서 날렸다. 박병호의 타구는 목동구장에 최적화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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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는 홈런타자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좌우 100m, 중견 125m)의 잠실구장에 와서도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의식이 컸다. 정규시즌 때 1홈런에 그쳤지만, 자신이 치면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컸다.
사실 목동(좌우 98m, 중견 118m)도 작은 규모는 아니다. 대신 외야펜스 뒤 관중석이 없는데다 지형상 약간의 상승기류가 있다. 높게 떠오르는 박병호의 타구 궤적상 홈런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는 측면은 있다.
염 감독은 "본인도 얼마나 조급하겠나. 사실 양팀 모두 실수가 많은 시리즈다. 잘 하려고 하면 실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병호 역시 구장이 커진 만큼, 덩달아 스윙도 커졌더라. 본인의 장점대로 컨택을 하면서 타구의 비거리도 늘려야 하는데 스윙만 커졌다. 히팅포인트가 뒤에 형성되는데 잘 맞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넥센 코칭스태프는 4차전 때 박병호에게 '원래 하던대로 할 것'을 주문했다. 특별한 지도는 없었다. 올시즌 꾸준히 해 온 자기 스윙, 스스로 약점을 줄여 갔던 그 스윙을 찾으라고만 했다.
그 결과 박병호는 첫 타석부터 우중간을 가르는 깔끔한 2루타를 날렸다. 이후 세 타석은 주자가 있을 때 모두 범타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지만, 조금은 좋아진 모습이었다.
염 감독은 경기 후 "5차전엔 조금 희망적인 것 같다. 오늘 병호의 스윙이 조금 나아졌다. 자기 걸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박병호는 올시즌 상대의 집중견제를 이겨내는 법을 터득했다. 좋지 않은 공은 참아 볼넷을 얻어 나갔다. 몸쪽 꽉 찬 공은 무게중심을 뒤로 보내면서 쳐 장타로 만들어냈다.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번 포스트시즌 역시 '성장통'이라고 볼 수 있다. 과연 박병호가 5차전에서 다시 한 번 '박병호 시리즈'란 말을 회자시키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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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2타수 1안타(홈런) 2볼넷 1타점
2차전=3타수 무안타 1볼넷 1사구
3차전=5타수 무안타 1볼넷 3삼진
4차전=4타수 1안타(2루타)